유럽연합통계청(Eurostat)이 지난 12일부터 발표한 유럽 경기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오르며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평균 물가 상승률도 2.7%를 유지했다. 3%를 상회하던 지난해에 비해 물가상승률은 둔화됐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물가상승률도 2.7%를 유지했다.
유로존의 8월 국제 무역수지는 66억 유로(약 9조549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수출과 수입 모두 3.7%, 2.1% 상승한 확장형 흑자를 기록해 더 긍정적인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미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후 나온 결과에 의외라는 시장의 반응이다.
독일의 9월 투자자 심리지수도 두 달 연속 증가하며 유럽 전체가 한숨을 돌렸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효과를 봤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ZEW 유럽경제연구센터는 향후 6개월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투자자 심리지수와 전문가 경제성장 전망치는 전월 -18.2에서 -11.5로 상승하며, 전문가 예상치인 -14.9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희망지표는 영국에서도 나왔다. 독일의 네 번째 수출 주요 상대국인 영국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2.2%를 기록하며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세를 보였다. 9월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오르며 2009년 11월 이후 최저 폭이다. 8월에는 2.5%를 기록했었다.
연방정부가 가스, 전기, 수도요금을 포함한 공과금을 0.43%포인트 낮춘데다 전기와 가스가격을 물가지수에서 제외시킨 것도 지수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느끼고 있는 연방정부는 다음달 예정된 추가 경기부양책 결정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발표된 미국 경기 회복 소식도 어두운 글로벌 경기 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달 미국의 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매판매와 기업재고 등 경기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소매시장의 호전은 실물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실업률 하락과 경제 성장까지 기대해 봐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호전된 미국과 유럽의 경기지표에도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제활동의 뿌리에 속하는 제조업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9월 산업생산은 0.2% 증가했으나, 핵심 요소인 공장생산(3분기)은 오히려 0.9% 줄었다. 유럽의 9월 신규 공장주문 건수도 하락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ECB의 국채 매입도 재정위기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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