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세계인의 한국 관문, 인사동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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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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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섭(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겸임교수)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레미제라블’은 지난 9월부터 오는 21일까지 서울 인사동의 덕원갤러리에 전시관을 마련해놓고 작품을 홍보하고 있다. 뮤지컬 작품과 관련한 의상, 소품, 서적, 영상, 무대 스케치, 포스터는 물론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 등까지 소개하는 내용도 무척 다양하다. 그런데 ‘미술의 메카’로 잘 알려진 인사동에 웬 뮤지컬일까?

인사동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 1위, 이젠 서울 관광코스 중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이미 정부와 서울시는 1987년에 ‘인사동의 예술·문화적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는 명분으로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했다. 이어 인사동은 2002년 국내 최초의 ‘문화지구’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요즘 주말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다. 그중에 외국인의 수도 만만치 않다. 말 그대로 인사동은 세계인을 맞는 창구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대중 홍보에 가장 효과적인 최적지로 인사동이 꼽히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높은 인지도와 인기에도 불구하고 인사동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 중심엔 원래 지향했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중심의 메카’라는 정체성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그저 시장통처럼 북적이는 관광명소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한국의 얼굴을 제대로 알릴 변변한 기념품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최근 종로구는 이러한 문제점의 심각성을 개선하고자 분주한 모습이다. 가령 거리 혼잡을 부추겼던 노점상을 없애고, ‘인사동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문화지구로서의 정체성을 되짚어 보자’는 취지로 ‘2012 인사동 사진 공모전’까지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개의 이벤트만으로 ‘인사동 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인사동의 숨겨진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전통문화의 올바른 현대적 계승과 동시대적 감성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도록 관련 지원책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 인사동의 방문객들이 점차 국제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국가의 해외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전통 고미술, 현대미술, 음악, 공연, 패션, 공예, 디자인, 역사, 음식 등. 인사동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사동을 찾은 이들이 이 중에 과연 얼마나 경험하고 갈까? 오히려 이러한 존재감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기념품의 거리가 아니라 체험의 거리, 관광명소를 넘어 문화중심의 특구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미 인사동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나 특성만이라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사동을 세계의 문화명소로 알리기 위해선, 인사동 전문 알림이 육성이 시급하다. 인사동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린다는 최소한의 소명의식을 가져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는 해외 방문객을 위해, 단순한 거리통역 수준을 넘어 대표적인 외국어들을 중심으로 ‘인사동 문화 알리기’에 중점을 둬야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 더 이상 내수시장 전략으로 인사동을 관리하기엔 한계 수위를 넘었다. 인사동이 한국의 문화경쟁력을 높이는 모델이 되기 위해선 하루빨리 시류에 맞는 글로벌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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