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항소심서 치열한 공방

왼발 골절상 목발짚고 첫 공판 출석…보석 신청 예정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그룹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22일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 회장의 변호인은 “계열사 지원 등으로 김 회장이 아무런 이익을 보지 않았고, 오히려 이는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를 막기 위한 최선의 경영상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김 회장이 회사 자금을 불법으로 횡령한 사실도 없다. ‘재벌에는 무조건 실형’이라는 주장은 대중선동일 뿐”이라며 무죄임을 호소했다.

변호인은 2003년 카드대란 당시 기업들의 구조조정 사례와 최근 기업회생 신청을 낸 다른 회사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화그룹은 계열사간 거래로 문제를 자체 해결했고 시장에 피해를 주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피해가 현실화했고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다”며 1심의 형량이 부당하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은 구치소에서 헛디뎌 넘어지면서 왼쪽 발목에 금이 가는 골절상을 입어 목발을 짚고 법정에 출석했다.

한편, 김 회장의 변호인은 “방대한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의 방어권 보장과 김 회장의 건강상 이유, 부재에 따른 경영상 문제 등으로 조만간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