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50년, 가장 바빠진 ‘수출선적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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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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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제8 부두에 접안한 석유제품 수출선이 '로딩암'을 통해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국내 ‘수출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석유산업. 그 주역인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정유공장 앞바다는 다른 어느 해보다 역동적일 수밖에 없다. 원유나 석유제품을 나르는 선박들로 분주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울산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울산콤플렉스를 찾았다. 역시나 부두에는 대형 선박들이 선적작업에 한창이었고, 근해에는 또 30척이 넘는 수송선으로 즐비해 수출현장의 활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곳에 수출을 위한 선적작업이 가능한 부두는 총 8개가 있다. 정유설비로부터 부두로 이어진 긴 파이프라인을 따라 5분여 동안을 걸으면, 확트인 바다와 접한 종착 부근에 제8 부두가 나온다. 부두 중에서도 가장 큰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곳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8부두엔 육중한 대형 수출선이 들어서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 곳 담당자의 말을 빌리면, 악천후를 제외하곤 부두가 한시도 빌 때가 없다. 올들어 수출이 급증한 터라 더욱 그렇다고 한다.

◆부두 속에 ‘속도전’ 비결

부두에는 기술이 접목된 남다른 수출 노하우도 있다. 부두에 접안된 대형 제품선에는 SK이노베이션이 수출할 석유제품이 복수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쉴 새 없이 주입되고 있었다. ‘로딩암(loading arm)’이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파이프 하나가 시간당 1만 5000 배럴을 선적할 수 있다. 최대 100만 배럴 규모의 제품선에 선적을 위해서는 2~3개의 로딩암을 통해 동시 주입이 이뤄진다. 로딩암을 동시에 3개를 연결해 제품을 선적하는 기술은 국내에서 SK에너지가 유일하다.

단순히 파이프를 배에 연결해 제품을 선적하는 간단한 작업이라고 보여지는 ‘로딩암 선적 작업’은 2~3개의 로딩암으로 동시 선적하기 위해 복수의 모터를 이용해 파이프라인 내 압력을 균일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정교함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에 SK에너지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복수의 로딩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기술력을 확보, 급증하는 수출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수송선, 연간 1200척 왕래

울산콤플렉스 8개 부두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물량은 하루 평균 30만 배럴을 상회한다. 국내 석유 소비량을 대략 200만 배럴로 가정할 때, 국내 전체 소비량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이 울산콤플렉스 부두를 통해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부두의 또다른 장점은 부두 인근의 수심이 깊어 원유 기준으로 최대 200만 배럴, 석유제품 기준으로 1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선박의 정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과거에 비해 원유와 제품을 실어 나르는 선박이 대형 선박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탁월한 입지의 혜택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곳에서 선적된 제품은 산유국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석유제품에 더해 화학제품까지 포함하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의 8개 부두에는 연간 평균 1200척, 한 달 평균 100여 척의 배가 들어오고 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해마다 급증하는 석유수출

이러한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량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억4700만 배럴, 2009년 1억5200만 배럴, 2010년 1억 5600만 배럴, 2011년 1억7 200만 배럴을 수출로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 물량도 8800만 배럴을 기록해 올해 말까지 최근 5년 누적 수출 물량 8억 배럴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8억 배럴은 우리 나라 전체가 1년이 넘게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에 힘입어 국내 전체 석유제품 수출도 다른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유독 신장세를 지속하며 9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 정제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제품 선적의 속도와 안정성까지 인정 받아 해외의 바이어와 선주사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며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수출 품목 1위인 석유제품의 수출에 항상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파이프 도로망 깔린 거대 석유기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산유국에서 들어온 원유는 이곳,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석유제품으로 변신,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다시 수출된다.

원유의 하역부터 정제, 석유제품 출하까지의 전체 흐름은 오로지 파이프를 통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의 전체 형상은 하나의 거대한 파이프 도로망을 보고 있는 모양새다. 울산콤플렉스 내 파이프라인 총 길이는 약 60만Km.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다시 절반 정도 되돌아 올 수 있는 길이에 해당한다.

50년 전 울산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3만 5000배럴 규모의 제1 상압증류시설을 건설‧가동함으로써 석유제품의 국내 생산을 개시한 역사적인 울산 콤플렉스는 50년이 지난 지금 서울 여의도 크기(87만평)의 2.5배, 총 250만평에 육박하는 공장으로 단일 공장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국가 기간산업으로써 경제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온 SK이노베이션. 이제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인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대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도 정교한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강국’ 대한민국을 향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기업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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