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생계형 창업→과다경쟁 폐업'..젊은 사장들 '몰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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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3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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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명 중 1명 폐업.."창업 대신 새 일자리로 유도 필요"

아주경제 유지승 기자= # “다신 가게 안 차릴 겁니다. 매출 과다경쟁이 갈수록 심해져 마진이 없다.”

이모씨(35. 남)는 힘이 빠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회사 다니면서 야금야금 모은 돈에 대출까지 받아 치킨집을 차렸지만 1년도 채 안돼 새거나 다름없는 집기들을 중고나라에 내놓은 상황. 앞으로 진로에 대해 이씨는 “일자리를 알아봐야죠...”라며 “그나마 나는 본전은 찾았지만, 주변 사장들 얘기 들어보면 가게 주변에 같은 업종이 우후죽순 들어서 버리니까 다들 힘들어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82만9669명으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자영업자 6명 중 1명이 폐업한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영업자는 계속 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자영업자 712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만명(2%)이나 증가했다. 특히 30~39세 자영업자는 96만1000명으로 전년동월 보다 3만1000명(3.3%) 불어났다.

이는 불황에 극심한 취업난에 젊은층 조차 무작정 생계형 창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결국, 폐업에 이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경기 흐름에 가장 민감해 창업과 폐업이 빈번하다”며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취업난에 따른 생계형 청년창업자와 퇴직 베이비붐세대가 대거 자영업에 뛰어들며 폐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한 탈출구로써 창업에 내몰리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경기가 안좋으면 아무래도 생계 밀착형 사업쪽에 타격이 크다”며 “근본적으로 소비규모에 비해 자영업자가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이러한 규제가 자칫 전반적인 경제 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청년층이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에는 무엇보다 창업 이후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사후관리를 해주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출만 해줄 것이 아니라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해서 평가를 해주는 등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자리 부족 현상으로 창업이 늘고 있는데 아무래도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실패할 확률이 높은게 사실”이라며 “창업하는 사람들을 억제할 필요가 있는데 새로운 일자리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최근 일자리가 늘고 있는 보건의료, 사회복지 분야 등 사회서비스 직종과 서비스농업 활성화, 기업 위탁업무 처리 등 사업서비스 를 확대하고, 환경·관광 등을 중심으로 한 지역공동체 사업 등의 대안으로 자영업 포화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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