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학산업대전'이 31일 개최된 가운데 (오른쪽부터)김기현 국회의원,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사장, 윤상직 지식경제부 차관, 정범식 석유화학협회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석유화학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공장을 늘리고 제품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위협하는 셰일가스 기반 저가제품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원료값이 싼 해외에 공장을 지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부가 제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31일 ‘대한민국 화학산업대전’이 국내 처음 개최된 가운데 전시장을 찾은 정범식 석유화학협회 회장(호남석유화학 총괄사장)은 기자와 만나 “셰일가스 부흥이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환경문제 때문에 멈출 것인지 두고 볼 일”이라며 “계속 간다면 세계 에너지 산업의 전환점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셰일가스는 미국 석유화학산업의 부활을 의미하는데, 그 영향이 당장 미치는 것은 아니고, 관련 공장을 짓는 기간 동안 국내 기업들이 대응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셰일가스는 북미지역에서 개발이 활발한 데, 매장량이 많은 중국 등이 개발에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이 셰일가스를 상용화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정 회장은 “일종의 대응전략으로 우즈베키스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사실상 착공식도 했고, 파이낸싱 작업도 다 끝냈으며, 현재 기계발주를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개발 사업에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가스광구를 개발하고 거기서 나온 가스로 화학제품도 만드는 게 사업 내용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도 “폴리에틸렌 범용시장에서 미국의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 기반 제품이나 중동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 우리는 고부가·특화 제품을 생산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사우디 회사(시프켐)와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에서 셰일가스의 에탄 크래커(에틸렌 생산공장)나 폴리에틸렌 제품의 생산 단계 등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의 중장기 전략은 원료값이 싼 해외에 공장을 짓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시프켐과 합작해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및 저밀도폴리에틸렌 병산 2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주베일 석유화학단지에 건설 중이다. 이에 더해 셰일가스 핵심개발지역인 미국에 직접 진출해 현지에서 저렴한 원료를 바탕으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복합소재와 자동차소재, 배터리 분야에서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신사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남석유화학이 케이피케미칼과 합병하면 화학섬유사업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그는 “화학섬유사업은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어 해외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파키스탄과 영국에 이미 진출했고, 동남아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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