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도 문제지만 집값이 떨어져 팔면 손해고 대출 이자를 갚아 나가기도 힘든 '하우스푸어'들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적극적 정부 개입을 통한 해결을 제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금융기관의 역할 강화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파산자의 재활에 무게를 뒀다. 이들 후보 정책은 공통적으로 가계부채를 짊어진 사람들을 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朴, 정부 재정 투입…가계부채 재조정
박 후보는 가계 부채와 하우스푸어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강조한다.
박 후보는 정부 재정 투입을 통해 △가계부채 재조정 △금리 인하 △신용회복 대상자 범위 확대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또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50세로 낮춰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채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도 재정은 투입된다.
이와 함께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는 하우스푸어가 주택 일부 지분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적 금융회사에 매각해 그 대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개인이 은행에 진 빚을 정부와 개인의 공동 몫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미다.
◆文, 피에타 3법…저금리 장기상환 유도
문 후보는 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을 제·개정하는 이른바 '피에타 3법'을 가계부채 대책으로 제시했다.
고리대금에 시달리는 채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자율 상한을 현행 30%(대부업 39%)에서 25%로 낮추고, 이를 위반하면 이자 계약 전부를 무효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출 상환기간은 단기에서 장기로, 금리는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꾸도록 유도키로 했다. 안심하고 주택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회사가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출하도록 공정대출법을 만들고 연 이자 10%대인 대출상품을 육성해 소액 금융삼품 등 대안 금융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安, 패자부활…파산자 재활훈련비 지급
안 후보의 가계부채 대책은 '패자부활'에 방점을 찍었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2조원 규모의 '진심 새출발 펀드'를 조성해 부양가족이 있는 파산 가구주에게 300만원 한도로 임대 보증금을 지원하고, 모든 파산자에게 3개월간의 재활 훈련비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또 파산자의 6개월 생활비를 채권자의 추심에서 보호되는 면제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신용불량자의 금융거래제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주택안정을 위해 2018년까지 공공임대주택 거주 비율을 10%(현재 4%)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러나 각 후보의 대책은 지나치게 정부와 금융기관에 의존하는 문제점을 노출한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책임져야 할 빚인데 정부와 금융권이 떠안음으로써 정부의 재정만 축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도건우 2040미래연구소장은 "가계부채는 대출자에겐 개인적 고통이지만 나라 전체로는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시스템 위기"라며 "대선 후보들이 표만 의식한 채 명확한 재원마련 대책 없이 공약만 내세워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