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자 대선후보의 공약을 새해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 기간(27일 시작) 이전인 오는 2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겠다는 여야의 당초 계획은 물 건너간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4·11 총선 당시 제시한 공약 가운데 미반영분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이다. 0~5세 양육수당·0~2세 보육료 전 계층 지원(약 6000억원),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대출이자 인하(1800억원),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1500억원) 등 10대 사업에서 1조~1조5000억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의 증액 요구는 무려 12조원에 이른다. 민주당은 기초노령연금 인상, 공공의료서비스 확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주거복지 확대 등을 주요 대상으로 꼽고 있다. 상당수가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인 몫으로 '신임 대통령 예산(New President Budget)'을 만들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어 또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342조5000억원)의 1%인 3조원가량을 신임 대통령 몫으로 떼어놓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신임 대통령 예산이 예산처리의 기본 원칙에 근본적으로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야간 이견에 대해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헌법 57조에 따라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하거나 새 항목을 만들 수 없다.
정부는 여야의 증액 요구가 대선을 앞둔 선심성 성격이 짙은 만큼 쉽게 동의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여야와 정부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12월 19일 대선일 이후로 늦춰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대 대선이 있었던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국회 예산안 심사가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대선 이후에 늑장 처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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