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밍바오(明報)는 15일 각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후진타오의 이번 중앙군사위 주석직 이양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 원로들의 정치 개입이 향후 완전히 차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역사학가 장리판(章立凡)은 “후진타오가 군사위 주석직을 시진핑에 물려주면서 덩샤오핑(鄧小平)에서부터 장쩌민(江澤民)까지 이어져 내려오던 군사위 주석 2년 유임이라는 선례를 깼다”며 “이로써 시진핑도 향후 총서기직을 물려줄 때 군사위 주석직을 유임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리판은 “그러나 후진타오가 향후 차세대 지도부 정책결정에 간섭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며 “바로 18차 당대회 직전 군사위 부주석직 2명에 대한 인사를 비롯한 군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등 4개 총부 수뇌를 교체한 것이 바로 ‘보험을 가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리판은 “역대 당대회 직전 이처럼 대규모 군부 고위층 인사가 단행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리판은 “아름다운 은퇴 역시 후진타오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진타오의 ‘뤄투이(裸退 완전은퇴)의 의미는 그가 제창한 과학적 발전관보다 더 크다”며 “그가 이러한 방식으로 시진핑을 지원한 것은 시진핑에게 일종의 선심을 베푼 것이라며 정치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개혁성향 잡지 옌황춘추(炎黃春秋) 우쓰(吳思) 부사장 역시 후진타오의 ‘뤄투이’가 제도 상의 진보라는 데 동의하며 중국이 향후 민주화 체제로 전환하는 데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각국에서 민주화 체제 전환시기 기득세력들은 보통 저항하기 마련”이라며 “이는 칠레가 민주화 체제 전환 과정 군부 독재자였던 피노체트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되 군권을 장악함으로써 기득권세력을 안심시키고 민주화 체제전환을 인정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서도 군사위 주석 유임은 각 세력간 타협에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선례가 폐지된다면 각 세력간의 타협과 양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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