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앞으로 한 달, 한국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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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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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균(방송인·극동대학 석좌교수)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언론마다 '빅3' 후보 판세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박빙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역대 대선에서 익히 봤던 과열·혼탁 양상이 현저히 줄었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본격적인 TV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아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선거 때마다 횡행하던 북풍·세풍·안풍 등 권력기관의 개입이나 정당 간 흑색선전과 선동의 후진적 작태가 자취를 감춘 것은 주목할 만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잡고 보자는 구태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정도로 국민의 정치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1년은 세계의 10년이라는 말이 있지만, 앞으로 한 달은 세계의 10년이 될 것이다. 세계가 10년 동안 겪은 변화와 발전이 이 한 달 사이에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다. 그 변화와 시대 발전을 지금 온국민이 숨죽여 기대하고 있다. 마침 최근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 차례 더 국민의 선택을 받았고, 중국에선 시진핑 시대로 권력교체가 이뤄졌다.

시기적으로 절묘하게 맞물린 미·중 빅2 국가의 지도자 선출과 우리 대통령 선거가 함축적으로 시사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치 원론적으로 말하면 '변화와 권력교체의 선택'이다.

국민들은 절실하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당연히 세 후보는 자기 색깔의 변화를 앞세워 국민의 호응을 얻으려 하고 있다. 이는 미국도, 중국도 다르지 않다. 정치의 화두는 때로 '안정이냐 변화냐' '복지냐 성장이냐'로 갈리기도 하지만, 지금 세계는 시급한 변화와 복지가 우선인 시대로 접어들었다. 문제는 어떤 변화이며, 어떤 복지인가의 방법론이다. 앞으로 한 달 사이 국민들은 세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두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의 '변화와 복지'를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고 검증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다.

정치가, 우리 사회가, 국제정세가, 한반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이냐? 새 정부가 어떤 정책으로 이에 대응하고 주도해야 하느냐에 대한 후보들의 식견과 철학과 구체적인 복안을 검증해야 한다. 복지란 무엇인가? 경제민주화도, 일자리도, 성장도 결국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이루어내기 위한 방법이다. 더 나은 복지를 만들기 위해 어느 후보가 더 현실성 있고 진정성 있는 약속을 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세 후보라고 하지만 결국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가운데 한 후보는 다음을 기약하는 후보가 될 것이다. 이번에 박근혜 후보와 맞서지 못하게 되는 후보는 두 가지 점에서 선거 이후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될 것이다. 하나는 그 결단과 양보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쏟아질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자기와 겨뤘던 후보(문·박 어느 쪽이든)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음 대통령 후보 1순위로 꼼꼼히 따지고 보완해가는, 그야말로 인기와 사랑을 함께 받는 새 시대의 리더, 준비된 차기를 설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는 누가 뭐래도 랭킹 1위의 정치고수다. 바둑으로 치면 입신의 경지라는 9단의 정치인이다. 어렸을 적부터 정치와 권력의 세계를 보고 배웠고 그것의 무상함과 비정함도 절절히 체험한 정치인이다. 그래서 그의 단호하고 고집스런 신뢰의 정치는 아무나 흉내내기 어렵다. 문제는 그가 체득하고 있는 정치가 이제는 대부분 버려야 할 과거의 유산이라는 점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이 일본에 대해 진정한 과거 청산을 요구하면 일본은 '우리가 잘 한 일도 있다'는 강변으로 자기 합리화를 한다. 유신독재와 산업화 과정의 질곡에 대해 진정한 '정산과 청산'을 하지 않는다면 박 후보는 미래세력, 새 시대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빅3 후보가 벌일 TV토론과 최종 결선에 나갈 두 후보의 진검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한 달 남짓, 국민들은 잠을 설치면서라도 이들을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찬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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