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안정성을 둘러싼 논란 끝에 관련 분야 전문가 모임인 한국수자원학회가 직접 나섰다. 정치적 의견을 배제한 채 공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23일 토론장을 마련한 것이다.
자칭·타칭 수자원 분야 전문가들이 이날 한 자리에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4대강 사업에서 엔지니어들의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발제자로 참석한 정남정 수자원공사 본부장은 “정책의 의사결정은 정치권이 할 일이고 엔지니어는 사업을 최대한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이 역할”이라며 “공학하는 사람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사실에 접근하고 감정적 이입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발제자인 박창근 교수는 “엔지니어는 정치권이 정하면 끌려 다녀왔다”며 “엔지니어들, 나아가 수자원학회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정책이 추진됐는데도 기술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의 자성도 이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대학 교수는 “예전 평화의 댐 당시에도 기술자들의 토론이 먼저 있었다면 추진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을 지켜보던 수자원학회 한 회원은 “마치 보가 금방 무너질 것처럼 언론에 대고 침소붕대하는 것은 과학자의 온당한 태도는 아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회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지만 통하는 부분도 있었다. 4대강 사업을 두고 전문가의 진지한 토론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를 배제한 채 정치권과 언론에서만 이슈가 되다보니 4대강 보에 대한 국민 불신만 커진 점은 사실이다. 사안의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전문가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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