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는 중국 기업 부채가 2011년 GDP의 108%에서 올해 122%까지 증가해 15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중국기업은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으며 중국 기업의 이같은 채무증가는 최근 증시부진의 한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중국 시장정보기관 WIND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A주(내국인 전용)에 상장한 2268개 기업(금융권 제외) 매출채권 총액이 1조9900억 위안으로 동기대비 19.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영업수익 증가 속도를 매출채권 증가율이 크게 웃돈다는데 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 증가율은 6.17%에 그쳤다.
특히 채굴, 정보서비스, 철금속, 전자업계의 3분기까지 매출채권 증가율이 각각 40.47%, 37.58%, 36.66%, 31.49%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지표가 회복신호를 보냈음에도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2000선을 위협 받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업 부채 증가에 따른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르신(日信)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부채의 증가 원인을 최근의 경기둔화로 인한 실적악화와 2008년 중국 당국의 4조 위안 경기부양책을 꼽았다. 당시 중국은 국유은행의 막대한 대출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사업확장을 장려했고 실업대란과 경기침체를 막았다. 이같은 정책은 중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데 기여했지만 결국 기업은 빚더미에 앉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계 경기침체로 중국의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기활성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업 부채가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GK 드래고믹스 애널리스트는 경고했다.
스코틀랜드 왕립은행 RBS의 중국전문 경제학자는 “중국 기업이 투자확대 보다는 부채를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기업의 부채증가는 결국 기업의 투자를 제약하고 기업에 대한 투자 리스크도 증가시켜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을 7.1%로 시장 전망치(7.7%~8.4%)보다 낮게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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