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가격논란, 수술대 위에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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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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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고어텍스 제품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고어텍스 가격이 국내에서 유독 비싼데 대해 유통경로를 들여다보겠다고 언급해, 고어텍스 가격에 대한 논란은 수면 위에 본격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아웃도어 시장은 올해 5조원을 돌파하며 미국에 이어 2위로 부상했다.

하지만 기능성 의류의 핵심소재인 고어텍스 의존률이 높아 대부분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도어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우수한 기능성 소재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고어텍스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며 "방투습 소재의 80% 이상이 고어텍스에 의존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내 아웃도어 업체는 크게 고어텍스를 쓸 수 있는 브랜드와 없는 브랜드로 나뉜다"며 "쉽게 말해 고어텍스를 살 수 있는 자격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백화점, 대리점 등에서 판매하는 고가의 브랜드는 고어텍스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마트 중심의 저가정책을 구사하는 브랜드는 납품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관계자는 "고어텍스 불공정거래의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셀러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의 고어텍스에 대한 맹신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고어사의 불합리한 횡포에도 끌려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고어텍스를 구매하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이 고어텍스에 대한 충성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하기 때문이다.

아웃도어가 발달한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기능성 섬유인 고어텍스 의존률은 30% 안팍이고 대다수의 브랜드가 자체개발 소재를 적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웃도어의 80%가 고어텍스에 의존하다보니 이런 불공정 행위와 독점횡포가 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도어 제조업체 관계자는 "실제 고어사는 단골고객인 한국의 공급가격을 일본보다 10∼20% 더 비싸게 책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컬럼비아를 제외하고는 모든 아웃도어 브랜드가 고어텍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스페이스나 잭울프스킨, 네파 등도 자사 개발 소재를 내놓고 있지만 소재의 인지도 면에서 고어텍스에게 크게 뒤지기 때문에 힘들게 개발해도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고어코리아 관계자는 "고어텍스 소재로 제조된 최종 제품의 판매 또는 유통 과정에 있는 어느 다른 사업 주체에 관해서도 판매 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업계는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가격비교 논란은 언제나 있었던 일이고 공정위가 유통구조를 들여다 본 들 수요가 넘치는 상황에서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체재가 있음에도 수요가 넘치는 기형적 상황에서 공정위라고 구매 제한을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니즈가 있는 한 각 업체들은 고어텍스를 포기 못할 것이고 고어사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 이라며 "국내에서는 '등산복은 고어텍스'라는 이미자가 워낙 강해 이러한 인식을 깨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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