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CNI는 김준기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5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동부화재 측 전산용역 비용은 이 회사 순이익에 비해서도 30%에 육박,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어 과도한 계열사 지원에 따른 회사 기회유용 및 주주이익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동부화재가 금융감독원에 전일 제출한 계열사와 상품ㆍ용역거래 내역을 보면 이 회사는 4분기(10~12월) 동부CNI에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및 전산기기 증설 대가로 343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동부화재가 앞서 1ㆍ2ㆍ3분기 같은 명목으로 동부CNI에 지급한 193억원, 196억원, 277억원을 합치면 올해 전산용역 비용은 모두 1009억원에 달한다.
이는 경쟁사인 손보업계 2위 현대해상ㆍ4위 LIG손보가 2011년 각각 계열 IT업체인 현대HDSㆍLIG시스템에 전산용역을 맡기면서 쓴 509억원, 455억원보다 2배 가량 많은 액수다.
동부CNI와 현대HDSㆍLIG시스템이 다른 점은 출자구조다.
현대HDS는 현대해상 손자회사이며 LIG시스템도 지주회사 LIG 자회사다. 이에 비해 동부CNI는 김 회장, 배우자 김정희씨, 2세 남호ㆍ주원씨를 비롯한 친인척이 모두 45.6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화재가 올해 동부CNI에 전산용역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은 전년 이 손보업체 순이익 3961억원 대비 25.47%에 이른다. 2011년에도 동부화재는 동일 명목으로 동부CNI에 977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동부CNI는 2011년치 전체 매출 5110억원 가운데 44%에 가까운 2246억원을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렸으며 최대 매출처는 동부화재였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동부CNI로부터 매입이 갑자기 커진 것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따른 1회적인 것"이라며 "최근 마친 금감원 감사에서도 전산용역 비용 규모가 문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T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도 2010년부터 계열사 현대HDS를 통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해 온 것으로 안다"며 "현대HDS가 현대해상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2010년뿐 아니라 2011년에도 500억원 남짓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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