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세 자녀 중에서는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휴대폰을 글로벌 1위로 이끈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과 홍원표 미디어솔루션 센터장(부사장)도 사장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끌지 못한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부임 1년만에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삼성그룹은 5일 부회장(2명)·사장(7명) 승진 9명과 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7명 규모의 2013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삼성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재확인 시켰다.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사장은 사장 승진 2년만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 신임 부회장은 경쟁사와의 경쟁과 협력관계 조정, 고객사와의 유대관계 강화 등을 통해 스마트폰·TV·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이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만 영업이익 8조원·매출 52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신임 부회장이 글로벌 경쟁사 경영난에도 삼성전자 경영을 지원하면서 창립 이래 최대 경영 성과 이루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부사장과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 센터장(부사장)도 삼성전자 모바일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갤럭시S3를 1800만대 판매하며 아이폰4S(1620만대)를 앞질러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돈주 신임 사장은 가전·IT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해외영업을 담당한 영업통으로,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혁신제품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휴대폰과 스마트폰 사업을 글로벌 1위에 올려 놓은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센터장 사장 역시 2009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으로 부임한 후 통신과 모바일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폭넓은 안목으로 차별화된 상품전략을 적극 전개, 휴대폰 사업 일류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부사장은 50%를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에 힘입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박 신임 사장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하 대면적 박판화로 LCD용 기판유리의 고부가화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반면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설된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담당 사장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박 사장의 후임에는 윤용암 삼성생명 부사장이 내정됐다. 삼성증권 사장 출신인 박 사장이 1년만에 삼성운용 사장직에서도 물러나자 재계 관계자들은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증시 부진과 펀드 수탁고 및 운용보수 감소 등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업계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반적인 성적은 그룹 차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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