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판매 중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모습 [사진=현대차]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하는 유럽의 강력한 환경 규제가 향후 자동차 업체 간의 승패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주간자동차동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유럽연합(EU)의 강도 높은 환경 규제에 자동차 업체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유럽집행위 산하 교통환경기구는 유럽 판매기준 상위 15개 자동차 업체의 2011년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통환경기구는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의무 규제 도입이 확정된 이후 매해 업체별 현황과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조사대상 15개 업체의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균은 km당 136g을 기록해 2010년보다 평균 3.3%가 줄였다. 이는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의무 규제 도입 이후 최대 감축률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업체는 피아트와 PSA, 르노 등 유럽 업체와 일본 업체인 도요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다임러와 볼보, 마쓰다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부터 점차 확대 적용되는 2015년 규제 목표 km당 130g을 충족하려면 자동차 업체는 매년 평균 4.3%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 이는 대다수 업체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2020년의 규제 목표인 업체 평균 km당 95g이다. EU는 유럽 업체가 해외 업체에 비해 감축 현황과 전망이 우수하다며 2020년 규제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유럽 업체들은 경영난을 겪는 시점에서 환경 규제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의 위험을 제기하며 규제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EU는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2015년에는 전체 신차 판매의 평균 배출량이 목표에 미달할 경우 판매 대수당 95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소형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수준인 km당 95g에 업체 평균을 맞추도록 하는 2020년 목표는 대부분의 업체에게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란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특히 대형차나 SUV 판매 비중이 높은 고급차 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고급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문영롱 연구원은 “향후 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EU의 환경 규제는 물론 유럽 각국의 소비자 세금 부담도 커질 전망”이라며 “업체들은 적절한 투자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적극 감축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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