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새 정부 새 대통령이 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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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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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요즘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보면 암흑기를 지나 빙하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가계부채 증가로 서민경제는 파탄이 난 지 오래다. 어렵사리 내집 장만을 한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있다. 또 거래가 끊기면서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이사를 못해 건설사를 상대로 분양대금 반환소송 등을 힘겹게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건설회사는 또 어떤가.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업체가 23곳이 넘는다.

우리에게 친숙한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들은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장기 불황과 채권단들의 자금 관리로 지속적인 사업을 하지 못해 정상화되는 회사가 손을 꼽을 정도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서 아파트 사업을 했던 A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용부분 전기료 및 난방비 체납으로 이 추운 겨울에 전기와 난방이 끊겨 주민이 추위에 떤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거래는 줄고, 서울·수도권 집값은 추락했다. 시장 침체로 대출 이자 갚기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가 양산됐다. 무리하게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 집주인들은 월급 받아 이자 내고 나면 생활비가 모자란다고 하소연하기 일쑤다.

앞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1년 동안 지속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깡통주택' 양산으로 '가계 파산→금융권 부실→경제 부실화'가 우려된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한테 오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특히 정부와 국회는 당리당략을 떠나 서민의 고충을 덜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가계부채(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가령,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제시한 △주택담보대출 연장 유도 △거치기간 전환 △공정금리로의 변경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공약한 이자제한법·공정대출법 등이 하루 빨리 가동돼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금융권, 그리고 대출자가 상생할 수 있다.

둘째, 새 정부와 대통령은 주택구매 능력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생애 최초 내집 마련 수요자에게 대출 규모 확대와 저금리로 집을 살 수 있는 길을 터 줘야 한다.

셋째, 부동산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26차례 이상 부동산 정책이 쏟아졌다. 하지만 시장 침체의 골은 더 깊어졌다. 시장을 침체시키기는 쉬워도 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을 새 정부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과 올 연말로 일몰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 등은 국회에 발목을 잡혀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두 후보 역시 표를 의식해 제대로 된 시장활성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서민 주거안정 등 주거 복지에만 구호를 남발하고 있다. 두 후보가 주장하는 것은 부동산 거래시장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다.

서민가계 붕괴와 내수경기 침체, 자영업자 붕괴 등은 부동산 경기침체에서 촉발됐다.

현재와 같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새 정부 들어서도 1년 이상 지속된다면 하우스푸어 폭발과 가계부채 부실 등 나라 경제 전체가 위기 국면에 처할 것이다. 새 정부와 새 대통령은 현실을 똑바로 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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