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한금융학회와 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내세운 견해다. 국내 금융회사가 외국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어 회장 역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과연 올해 안에 어 회장이 자신의 숙원사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16일 KB금융에 따르면 ING생명 인수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가 18일 열린다. KB금융은 지난 9월 ING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이사진 일부가 가격 및 M&A 시기에 이견을 제기하면서 인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그룹 확대경영전략회의를 가진 뒤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인수 여부를 최종 결론 짓기로 했지만, 이날도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18일 재논의키로 한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3개월가량 인수 결정을 못내리고 있지만, 사실상 올해 마지막 이사회란 점에서 이번에는 어느 쪽이든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인수 반대파가 워낙 강경한 입장이지만, 결국에는 인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인수 가격을 낮춰 사외이사를 설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인수가격이 합리적이라면 ING생명 인수에 반대하던 사외이사들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어 회장이 ING생명 인수를 강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금융그룹 내에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KB금융 뿐 아니라 모든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ING생명은 놓치기 아까운 보험사인게 사실이다.
어 회장이 임기 만료(2013년 7월)를 앞두고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ING생명 인수가 중요하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ING생명 인수는 KB금융의 보험부문 강화 뿐 아니라 어 회장의 업적에도 한 획을 긋는 것 아니겠냐"며 "어 회장 개인적으로도 ING생명 인수는 중요한 사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크다. 보험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어서 ING생명 인수가 오히려 KB금융의 건전성을 떨어뜨릴 가능성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ING생명 인수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이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외이사 제도가 더 성숙해졌다는 의미이므로 경영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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