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업종은 최근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수출가격 경쟁력이 무뎌졌음에도 오히려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환율보다는 탄탄한 실적이 더 많은 영향을 끼친 셈이다.
하지만 원화 강세와 더불어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전문가들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4.6원에 장을 마쳤다. 4일전 15개월 만에 1080원선이 붕괴된지 며칠 만에 다시 5원이상 떨어졌다. 지난 5월 기록한 최고점 1185.5원보다는 9.4% 하락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1만원짜리 물건을 미국에서 팔때 지난 5월에는 8.4달러를 받았지만, 지금은 9.3달러로 가격이 오른 셈이다. 수출 경쟁력은 오른 가격 만큼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대표 수출 종목인 IT주는 올해 주가가 엄청난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150만원대를 돌파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200만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기 등 다른 IT 기업들도 주가가 크게 오르긴 마찬가지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미국에서의 연비 논란에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5일 19만95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차는 14일 22만9500원으 로 약 15% 올랐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5만6300원에서 6만1400원으로 상승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들 업종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가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계속하면서 풍부해진 자금이 국내 증시로 몰리고 있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우량주로의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보다는 원·엔 환율 강세가 더 큰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한국 기업들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은 올 1월 2일 100엔당 1501.6원이었으나 이달 현재는 20개월 만에 최저인 1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IBK투자증권 박옥희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일본과의 대표적인 경쟁 품목인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종은 수출 경쟁력이 약해진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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