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민주당은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이 당내에서 거세게 일면서 내홍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친노 대 비노(비노무현)로 분열한다는 것이다.
우선 민주당 내 친노세력은 2선 후퇴가 확실시된다.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원내대표 등은 2선 후퇴가 확실시된다. 또 문 후보 선대위를 총괄했던 정세균 상임고문 등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지원에 나섰는데도 문 후보가 패한다면 당내에서 친노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지도부 공백상태인 민주당은 내년 1월께 새 지도부가 선출될 예정이어서 대선 직후부터 당권을 둘러싼 친노와 구민주·GT(김근태)·시민사회계 간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 나아가 비노 진영은 친노 세력과 갈라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로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대선에서 총결집한 야권의 내부 사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민주당, 진보정의당 등 기성정당은 물론 재야 시민사회, 종교·문화·학계 등이 각자의 지분을 놓고 '기싸움'을 벌일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야권 인사는“문 후보가 선거에서 패할 경우 '분당(分黨)'은 물론 진보진영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안 전 후보가 독자 행보를 택한다면 친노를 제외한 상당수 인사들을 흡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선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득표율 면에서 비등한 싸움을 벌였다"며 '대선 패배로 일부 비노세력의 이탈이 있을 순 있어도 민주당이 완전히 와해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비주류 일각에선 안철수 전 후보를 상수로 놓고 야권의 새판짜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비쥬류인 손학규 전 대표와 안 전 후보가 연대해 새로운 독자신당을 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전 후보 측은 민주당과는 별개로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후보 측에 따르면 안 전 후보는 대선 이후 야권 신당에 동참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신당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안 전 후보도 국민적 감동을 주지 못한 후보 단일화 과정과 문 후보에 대한 '늑장지원'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해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려던 구상에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문 후보의 경우 정계은퇴를 하거나 백의종군의 자세로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매진할 가능성이 교차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원 임기가 3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의정활동을 하면서 정치적 재기를 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야권이 총결집하고도 대선에 패배한 탓에 문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정치권을 떠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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