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회의 구성이 새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예측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지가 되기 때문이다.
인수위원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거명될 단계는 아니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성탄절 이전에는 인선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들은 "보안을 중시하는 평소 스타일 상 인수위원장은 오로지 본인만이 안다"고 입을 모은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국민대통합'을 제시한 만큼 인수위 구성에 있어서도 그간 강조해온 '대탕평인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공식 취임일인 내년 2월 25일까지 정권을 넘겨받는 작업에 돌입한다. 인수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최대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인수위는 활동 결과 및 예산 사용 내용을 백서로 정리해 활동 종료 후 30일 이내에 공개해야 한다.
역대의 예로 보면 인수위원장의 성격은 정치형과 실무형, 외부영입형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정치경험이 풍부한 당내 중진급 인사가 인수원장을 맡을 경우, 당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장점이 있다.
김영삼 정부의 정원식 전 총리, 김대중 정부 때 이종찬 전 국정원장, 노무현 정부의 임채정 국회의장 등이 정치형 인수위원장으로 분류된다.
경제위기가 심각한 만큼 경제관료 출신 등 실무형 인수위원장도 유력한 대안으로 언급된다.
하지만 전혀 의외의 외부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박 당선인은 비대위원장 시절 김종인·이상돈·이준석 비대위원을 기용할 때 모두의 예상을 깬 깜짝 인사를 감행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국민대통합과 시대교체를 가장 많이 강조했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수위원장으로 새누리당 출신이 아닌 중도·진보성향 인사가 영입될 경우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교수, 박상증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호남 출신의 진 전 장관과 시민단체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 출신의 박 전 공동대표는 대통합, 송 교수는 개혁성향의 중도보수 인사라는 측면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세 사람 모두 공동선대위원장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등 이미 여러 차례 거론됐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은 떨어진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민주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4대강 사업에 찬성했던 박준영 전남지사도 인수위원장 후보 중 한 명이다.
캠프 내부 인사에서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이 첫손에 꼽힌다.
야권의 전유물이었던 경제민주화를 새누리당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김 위원장은 호남 출신인 데다 청와대·정부·국회 등 다양한 국정경험이 장점이다.
안 위원장은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영향으로 정치쇄신이 화두로 떠올랐던 이번 대선에서 국민 불신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수위 실무위원에는 업무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 상 캠프 실무그룹 핵심들이나 현역 의원들이 그대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실무를 총괄할 부위원장으로는 비서실장을 지낸 최경환 의원이 거론된다. 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인수위원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로서는 유일하게 인수위에 참여해 경제2분과 간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진영 정책위의장과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권영진 선대위 전략조정단장, 그리고 경제정책을 담당한 안종범·강석훈 의원도 인수위 참여가 유력하다.
당선인 비서실장 역시 이정현 공보단장과 이학재 현 비서실장이 그대로 박 당선인과 손발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수위 구성과 장소는 당선인의 고유 권한이지만 인수위 사무실 준비 등 실무적인 작업은 행정안전부가 지원하게 된다.
행안부는 인수위 사무실 후보지로 △광화문 민간건물 △삼청동 금융연수원 △정부종합청사 8층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은 광화문 인근의 한국금융연수원과 금융감독원 연수원 등에 인수위 사무실을 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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