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담보대출' 출시 4개월, 실상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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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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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올해 동산담보대출이 예상외의 성과를 거뒀지만 담보물은 기계류에 쏠리는 등 편중현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산담보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기계와 가축, 곡식 등 동산(動産)을 담보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 8월 처음 출시됐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각 은행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지방은행을 포함한 국내 17개 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3150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4개월만에 올해 목표액인 2000억원보다 50% 이상 초과한 것이다.

금리가 일반 신용대출보다 평균 0.8%포인트 낮다는 점도 대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동산담보대출 확대를 독려한 것도 목표 초과 달성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출의 대부분은 시중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재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 7곳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2813억1300만원이었다.

문제는 은행별로 대출건수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의 총 대출 건수는 429건인 데 비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200건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4건에 불과했다.

담보물도 마찬가지다. 현재 동산담보대출은 기계·기구 등 유형자산과 후판·철근과 같은 원자재 등 재고자산, 매출채권을 담보로 취급한다. 다만 은행 특성상 농협과 수협, 광주은행은 냉동 보관중인 수산물·축산물 및 생육중인 소, 쌀 등도 함께 취급한다.

이 역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위주로 취급됐다. 은행권에 따르면 중고기계 등 유형자산이 단가가 높아 대출 한도를 높게 받을 수 있고, 은행에서도 담보가치 평가와 관리상 이들 자산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동산담보대출 건수(429건) 중 유형자산만 337건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우리은행도 총 293건 중 195건이 유형자산 대출건수였다. 대출잔액으로도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의 유형자산 대출 잔액이 각각 117억원과 123억2200만원으로, 여타 담보물보다 많았다.

농수축산물 실적은 턱없이 부족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농축수산물 대출잔액은 48억원으로 총 대출잔액(256억원)의 18.8%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소를 맡기고 대출해 준 잔액은 16억원에 그쳤다. 수협은행의 총 동산담보대출 건수는 4건이 전부였다. 이 중 오직 1건(4000만원)만이 수산물을 맡긴 경우였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10여년 전부터 냉동수산물 담보대출을 해오고 있는 데다, 동산담보대출은 담보 등기를 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수요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동산담보대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명확한 평가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를 감안, 내년 1분기 중으로 동산을 경매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담보인정비율 산정의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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