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미술시장 불황에도 '국민화가' 박수근이 건재함을 자랑했다. '호당 평균 가격'이 2억750만원으로 작년(1억6000만원)대비 29.7%나 상승했다. 1호는 22.1X16.6cm로 A4용지를 반으로 접은 크기로 손바닥만한 그림이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6일 발표한‘2012 주요작가 KS 호당가격지수’에 따르면 박수근이 작년에 이어 평균호당가격 가장 높은 국내작가 1위를 차지했다.
'KS 호당가격지수'에 대해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국내 작가 100명의 평균 호당가격(낙찰총액 기준 평면장르)을 지수로 비교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균 호당가격 최고는 박수근, 2위는 이중섭
평균 호당가격 1위를 차지한 박수근을 ‘지수 100’으로 했을 때, 2위는 이중섭 (53.82), 3위 천경자 (17.61), 4위 김홍도 (14.86), 5위 장욱진 (9.97), 6위 김환기 (9.32) 순으로 이어졌다.
이밖에 이우환 5.53(10위), 도상봉 4.27(11위), 유영국 2.81(14위), 이대원 2.64(15위), 손상기 1.95(17위), 김종학 1.01(26위), 김창열 0.91(28위) 등으로 나타났다.
작년 대비 100% 이상 큰 폭의 상승률을 보여준 작가로는 장승업(765%), 천경자 (139%), 김홍도 (125%) 등이 올라 눈길을 끈다. 또 40% 이상 상승률을 보인 작가는 최영림(62.2%), 변관식(59.7), 박고석(54.7), 김형근(53.6), 이성자(51.1), 채용신(42.5), 이우환(40.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당가격지수가 50% 이상 하락률을 보인 작가로는 이징(-78.8%), 곽인식(-64.9), 이인성(-56.8), 전병현(-50.9), 변종하(-47.9), 윤중식(-47.3), 윤형근(-44.2) 등으로 조사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은 “이번 'KS호당가격지수'는 그동안 미술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온 ‘호당가격’의 평균을 기준으로 하여 공급자나 수요자에게 모두 쉽고 편한 이해를 돕는데 취지가 있다” 말했다.
또한 “'KS호당가격지수'를 통해 주요 작가들의 호당 평균가격의 연도별 변동추이를 살펴본다면, 관심작가의 작품이 시장에서 얼마나 선호되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한 가격지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매시장 한국화 상승세
올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주요작가의 'KS호당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일부 전통회화나 한국화의 상승세(장승업ㆍ김홍도ㆍ채용신ㆍ변관식)가 두드러졌다. 현대미술, 서양화 장르가 주도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지지층을 갖고 있을 경우 오히려 꾸준히 선호도가 올라갈 수도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반면 올 한해 거래가 활발했던 김환기의 작품은 통계상의 절차로 인해 수치상으론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호당가격지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지수뿐만 아니라, 작가의 출품율 대비 낙찰률을 꼼꼼히 함께 살펴야 함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게 미술시가감정협회의 설명이다.
◆올 한해 6940점 팔려 총 891억8792만원 거래
국내 미술품 경매사 9곳(서울·K옥션 홍콩법인 포함)의 경매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출품작 1만875점 가운데 낙찰 작품 수는 6940점(낙찰률 63.8%)이고, 총 거래액은 891억8792만원으로 집계됐다.
올 한해 국내 최고가는 K옥션이 지난 9월 경매한 ‘퇴우이선생진적첩’(34억원)이 차지했다.
낙찰총액 기준으로는 김환기(79억6000만원), 이우환(64억9000만원), 박수근(51억2000만원) 순이다. 해외 작가 중에는 중국 현대미술의 간판 쩡 판즈가 44억7000만원으로 종합순위 4위,쿠사마 야요이가 26억1000만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의 낙찰가격을 기준으로 상위 100순위(같은 가격 포함 235점)를 분석한 결과 국내 회화장르 작가 작품이 132점(56.2%)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 작가 52점(22.1%), 고미술품 51점(21.7%)이었다.
'여성 대통령 시대'를 앞두고 여성화가들의 약진이 돋보인 한해다. 여성작가의 대명사인 천경자가 16억3000만원, 이성자 4억7000만원, 이숙자 2억9000만원, 이불(1억원) 이 TOP5에 올랐다. 특히 '보리밭'의 이숙자와 이불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낙찰률 91~100%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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