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얼음그림'이 틀을깨고 나왔다.
10년째‘아이스 캡슐’(Ice Capsule)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박성민(45)의 작품이 달라졌다.
응집된 생명력을 압축한 화면은 얼음조각에서 도자기로 이어지며 입체를 꿈꾼다.
붓질의 흔적조차 없이 매끈한 작품은 배경을 버렸다. 틀을 벗어난 '아이스 캡슐'이다. 이미 지난 4월 노화랑 작은그림전에 선보여 화제가 됐었던 '조각같은 작품'은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 작업으로 제작한 작품은 '얼음 그림'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발산한다.
벽을 배경으로 설치된 입체 작품은 진짜 도자기에, 진짜 얼음속에 청미래 이파리를 담은 것 같은 착시를 선사한다.
도자기 그릇이 나란히 놓여있는 단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위로 옆으로 켜켜이 쌓아올려 도자기가 살아있는듯 생동감을 더한다.
미술시장에서 '얼음 그림 작가'로 통하는 박성민은 10년동안 꾸준히 '얼음 그림'을 진보시켰다.
2002년 5월 '얼음속에 청미래를 얼린 그림'으로 시작한 '아이스 캡슐'시리즈는 세련된 미감을 구사한다.
얼핏보면 변함이 없는 듯한 '얼음 그림'은 보기에 따라선 진부해질만도 했다.
'10년이나 같은 그림이라니….' '그 얼음이 그 얼음?'
하지만 미술시장에서 '얼음 그림'은 계속 단단해졌다.
2006년부터 도자기에 담긴 얼음그림은 컬렉터들을 유혹했다. 강남 아파트에 속속 들어간 '얼음 그림'은 한때 없어서 못팔 정도로 주문이 쇄도했었다.미술시장에 먹구름이 낀 2008년 이후에도 얼음 그림은 녹지않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그는 여전히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
100% 수작업을 고수하며 붓질의 노동을 만끽하고 있다. 새털보다 더 가는 붓으로 하루 최소 12시간 이상을 몰두한다.
불의 미학(도자기)과 물의 미학(얼음)이 어우러진 작품은 생의 정점을 담았다.
짙푸른 식물과 탱탱한 과일의 생명력을 진하게 발산하며 '자연의 생명주의' 조화와 기품을 뽐낸다.
가장 화려하고 싱싱할때 얼음속에 얼려버린 '아이스 캡슐'시리즈는 '지금, 이순간'을 냉동시킨 '타임 캡슐'처럼 보인다.
10년째 '얼음그림'을그리며 전업작가로서의 오기와 끈기는 극사실화를 넘어선 혁명을 보이고 있다.
구상이면서 구상이 아닌 '아이스 캡슐'시리즈는 영혼이 있는 듯 초현실적 기운을 내뿜으며 꿈틀댄다.
열정의 내공이 스며든 '얼음 그림'은 오는 19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성민의 7회 개인전으로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02)732-3558
◆작가 박성민=홍익대 회화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 졸업.△수상=제 2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제27회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제4회 신사임당 미술대전 대상.△작품소장=서울시립미술관, 용인민속미술관, 문화관광부 문예진흥원, 강릉시청,안동MBC, 교원경주연수원, 일산삼성병원, 토마토 저축은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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