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 제한과 프랜차이즈법 개정 등으로 사세 확장이 불가능해지자 '매각'을 탈출구로 선택한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놀부NBG가 국내 처음으로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데 이어 최근에는 할리스커피와 BHC치킨도 매각이 결정됐다.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정부 규제로 인한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든 것이다.
사실 업계 전문가들은 2년전 놀부NBG가 외국계 펀드에 매각될 당시에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과포화로 정부의 출점제한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해외로 눈을 돌린 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최근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된 할리스커피가 대표적이다. 회사 측은 100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하고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브랜드 경쟁력 약화가 주된 매각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매각 금액도 4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스커피는 그동안 엔제리너스·카페베네·이디야커피 등이 7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공격적으로 나서자 경쟁에서 도태되기 시작했다.
최근 매각을 마무리한 BHC치킨도 사정은 비슷하다.
BHC치킨을 운영 중인 제너시스BBQ그룹은 최근 해외 사모펀드인 씨티그룹 CVCI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해 BHC치킨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너시스BBQ그룹의 재무구조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말 BHC치킨이 상장 예비심사에서 떨어지자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 왔다.
결국 해외사업과 국내 신규 브랜드 확장을 위한 필요 자금을 매각으로 마련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업종의 출점을 제한시켜 주력 브랜드인 BBQ치킨과 BHC치킨의 사세 확장이 힘들어지고, 프랜차이즈법 개정에 따른 가맹사업에 장애가 생긴 것도 매각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BHC치킨의 매각 금액은 1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시장 과포화 현상과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외식업계의 고전될 것"이라며 "때문에 앞으로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사태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토종 외식업체들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회사 매각'이라는 강수를 선택한 대신 맥도날드와 같은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오히려 국내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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