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는 대형사들의 유럽 시장 노크가 잇따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유럽은 건설시장 규모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데다 중동이나 개발도상국 등에 비해 체계가 선진화돼 매력적인 곳으로 여겨진다. 특히 국내외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럽 진출은 경쟁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는 관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유럽은 수익성·안정성 높은 시장"
국내 건설업체들의 유럽 시장 수주실적은 지난해부터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체의 유럽 공사 수주액은 2008년 11억5951만 달러에서 이듬해 4억6999만 달러로 감소했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부터로 연간 5억3351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달 9일 기준 5억4941만 달러로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유럽은 아시아와 함께 건설규모가 가장 큰 시장"이라며 "국내 업체가 출혈경쟁과 미수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과 비교한다면 이 시장은 안정적인 시스템과 적정수익 확보라는 이점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건설사들의 유럽 건설시장 수주성적은 내년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유럽 건설시장 프로젝트에 입찰 참가를 계획 중이거나 현지 지사를 통해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있어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내년 발주할 예정인 덴마크~독일 간 해저고속도로 건설공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외 건설사 2곳과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만 50억 유로 규모에 달하는 이 공사는 덴마크 남부 롤란드섬과 독일 북부 페마른섬을 잇는 19㎞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로다. 터널을 만든 후 해저에 내려놓는 침매터널 공법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2010년 완공한 거가대교에서 침매터널 공사를 완료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일 등 유수 건설업체와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영국 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인수기지 설계업체인 '웨소'를 인수했다. 지난 6월에는 영국 리버풀 지역에 교량을 짓는 '머시 게이트'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건설도 지난달 SK건설과 함께 터키-이탈리아 건설사 합작법인이 발주한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공사를 수주하며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GS건설도 지난해 스페인 수처리업체인 이니마를 인수하고 중동과 아시아에 편중된 수주시장을 유럽과 미국·아프리카 등으로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별 발주 시스템 천차만별… 과제도 많아
대형 건설사들의 유럽 탐색전이 한창이지만 완전한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현지 건설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고 국가별 발주 시스템이 천차만별이어서 국내 업체가 섣불리 뛰어들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A건설사 해외사업 담당 직원은 "유럽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술력이 뛰어난 글로벌 업체들도 가격인하 행렬에 동참하는 분위기"라며 "유럽 시장에서는 먹거리가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보다는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시장 진출이 낫다는 시각도 많다. 기회가 많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길인 유럽 시장에 도전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도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이나 동남아지역 발주물량도 많고 아프리카 등 신시장 진출기회도 많은데, 굳이 어려운 길인 유럽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민형 실장은 "유럽 건설업체들의 기술력이 뛰어나고 지역 의존적인 건설업 특성상 국내 업체가 주력 시장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개별 프로젝트는 적극 추진하되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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