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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베리아~유럽 철도노선도 |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우리가 만든 열차로 부산에서 서울, 평양을 걸쳐 유럽까지 가고 싶다”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오랜 꿈을 아들이 실현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종합 중공업 회사인 현대로템이 유라시아 횡단 철도 연결 사업의 핵심시장인 러시아 철도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오는 10일부터 러시아 제1의 중공업회사이자 화물철도차량을 생산하는 UVZ사 알렉세이 티샤에프 철도사업본부장 등 경영진이 현대로템 창원 철도차량 공장과 연구소를 방문하여 대규모 러시아 철도사업에 대한 협력 및 기술이전 방안 등을 협의한다고 8일 밝혔다.
UVZ사는 러시아 연방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회사로 화물철도차량, 특수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매출액이 60억불, 직원수만 7만 명에 이르는 대형 중공업회사이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해 자동차 등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경우 비용과 시간 면에서 경제성이 높은 만큼 현대로템 등 그룹사가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평소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 까지는 1만9000 킬로미터로 배로 가면 27일이나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면 열흘이면 충분하고, 운반비용도 컨테이너 1대당 평균 980달러로 배를 이용할 때의 2200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며 안전하고 빠르다”면서 그룹차원의 유라시아 철도사업 참여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해 왔다.
실제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컨테이너 전용선보다 운송시간이 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대유럽 수출차량 운송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어 유럽시장 공략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6일(현지시간) 푸틴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유라시아 협력을 강화하는 게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데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며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현재 현대로템은 러시아 시장환경에 맞는 고속형 장거리 전동차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러시아가 2015년까지 개통 예정인 모스크바 순환선 전동차 231량(4억불 규모)과 모스크바 지하철 고급 전동차 2500량(42억불 규모)의 입찰을 준비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러시아와의 철도사업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철도 연결에 적극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실행방안을 수립 중”이라며 “현대로템이 설계 및 생산기술, 기자재 공급과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주도하고 차량은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생산하거나 남북한과 러시아가 유라시아 철도연결사업에 합의하는 경우 북한에서도 차량의 조립,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로템은 차량이나 레일 등에 소요되는 고급강재 및 핵심부품 원자재를 현대제철 등에서 생산, 공급하면 국제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그룹사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 그룹은 유라시아 철도연결 사업이 본격화되는 경우 철도차량 및 주요 구성품 제작용 강재의 공급 등 현대제철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가 공동참여,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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