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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3일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에서 열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화입식’ 행사에서 3고로의 첫 가동을 위해 불을 지피는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13일, 2010년 이후 다시 찾은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여의도 면적의 2.5배나 되는 총 740만㎡(224만평)의 거대한 면적의 이 곳은 각종 공장과 건물, 플랜트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부두에는 철스크랩과 원료탄을 내려놓기 위해, 또한 생산된 강판을 싣기 위해 정박한 선박이 여러 척 보였다. 길게 뻗은 벨트 컨베이어와 밀폐형 돔 원료 저장고의 모습은 여전히 눈길을 사로 잡았다.
3년 전 3고로를 비롯해 아직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공장 터가 곳곳에 보였던 것과 사못 다른 모습.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차를 몰고 3고로를 향하다가 잠시 헤매기도 했다.
멀리서 3개의 고로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 보다는 둘, 둘 보다는 셋이 낫다고, 3개 고로가 나란히 늘어선 모습을 보니 ‘드디어 당진 제철소가 완공 됐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고로 앞에 놓인 철길에는 토페토카(쇳물을 운반하는 열차)를 끄는 열차가 연신 지나다닌다. 열차의 운행이 잦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고로에서 쏟아내는 쇳물의 양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늘어나고 쇳물 생산량도 많아졌으니 토페토카의 수도 과거에 비해 훨씬 늘어난 것도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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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현대제철소 부두에 선박이 정박해 있다. |
이날 3고로 화입식에는 가을비가 많이 내렸다. 흐린 날씨 덕분에 제철소의 전체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아 보였다. 1고로가 화입을 한 2010년 1월 5일에는 전날 내린 폭설로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임직원과 초청인사들이 하루 전 당진에 도착하는 바람에 당진 시내에서 숙박시설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사태를 연출했다. 2고로 화입식이었던 같은 해 11월 23일 날씨는 화창했으나 행사를 마칠 무렵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발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고로 화입식 때마다 꼭 하나가 아쉬운 일이 벌어졌는데, 이날은 비였던 것. 하지만 이런 일들이 고로가 처음 가동할 때 벌어졌으니 현대제철로서는 성공을 위한 액땜을 확실히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오전 10시 20분경 정 회장이 3고로에 불을 지피면서 7년간 9조9000억원을 투자한 당진 프로젝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당진제철소는 정 회장의 의지로 시작단계부터 지난 100년간 유지돼왔던 제철소와 차별화 한 제철과 IT, 환경을 접목시킨 최첨단 ‘한국형 제철소’를 지향했다. 이러다 보니 그동안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설계를 담당한 직원들은 사직서를 써놓고 일을 했다고 한다.
철광석과 원료를 실내에 저장하는 세계 최초의 ‘밀폐형 원료 저장시설’이 고민의 결과물이다. 대만의 작은 화력 발전소에서 본 아이디어를 일관제철소에 접목시킨 것인데, 기존에는 원료를 육상 위에 쌓아 둬 바람이 불면 탄가루가 인근 마을까지 날아가는 등 환경오염을 유발했으나 이 시설 덕분에 이러한 문제는 100% 해결됐다. 상공정에서 하공정까지 각 단계를 자동화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 했다. 제철소내 도로에 화입식 때문에 배치된 보안 요원들을 제외하면 근로자들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자동화 덕분이다.
당진 제철소를 성공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정 회장의 노력과 정성은 남달랐다. 공사 초반, 양재동 사옥에서는 정 회장을 태우고 당진을 향해 이륙하는 헬기를 수시로 볼 수 있었다. 공사 과정의 하나하나를 정 회장은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뛰며 챙겼다. 1, 2고로가 가동된지 얼마 안돼 제철소 건물 내에 이끼가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누구보다 기뻤다고 한다. 제철소에 이끼가 자란다는 것은 그만큼 청정환경임을 입증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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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현대제철 제철소에 있는 고로들. 회사측이 날씨가 맑은 날 미리 촬영해 제공한 사진이다. |
이날 3고로 가동으로 당진제철소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1200만t으로 늘어난다. 전기로 조강생산량 1200만t을 더하면 총 2400만t 규모로, 세계 철강업계 순위도 2010년 20위에서 11위로 올라서게 된다. 제품 생산량도 크게 늘어 기존 두개의 고로에서 열연강판 650만t, 후판 150만t에서 각각 850만t, 350만t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자동차용 고급 내외장 강판과 고부가가치 특수강, 철 분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데 우선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제철소 내에 건설중인 현대차 철분말 공장, 이웃하고 있는 현대하이스코 등과 함께 시너지를 냄으로써 기존 시장에서 영역다툼을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서 기회를 만들어 시장 창출과 수입 대체를 동시에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조원석 현대제철 부사장(기술연구소장)은 “최종 목표는 고청정 고급강을 만들어 특수강 선재까지 생산하는 것”이라며 “1단계로 자동차 엔진, 트랜스미션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봉강의 공정기반을 구축하고, 2단계에는 내마찰이 우수한 고내구성 강재를 생산하는 등 최종적으로 피로내구성을 극대화시킨 고청정 고급강을 만들어 특수강 선재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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