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 열고 난방영업' 단속 첫날… 현장 체감도 떨어져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아직 영업 전인데 왜 단속하는 건가요(?)"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아 매출이 떨어지는데 무작정 들이닥치면 어떻게 해요."

일명 '개문 난방' 상점에 대한 단속 첫 날인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일대. 이날 서울시, 중구청,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관계자가 현장 점검에 나섰다.

단속반이 난방기를 켠 채 문을 열고서 영업 중인 한 의류매장에 들어가자 점원은 "이제 막 손님들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당신들 때문에 다 나갔다며"면서 목소리부터 높였다.

'개문 난방 단속'에 대한 집중점검은 지난 12월 한 달간 홍보기간을 거쳤지만 여전히 현장의 체감도는 떨어졌다. 일부 상점에서는 규정의 허점을 악이용하기도 했다.

현행 정해진 제한내용을 살펴보면 △난방기를 가동하면서 고의로 출입문을 열어 놓은 행위 △자동문 출입물을 연 상태로 전원을 차단하는 행위 등이 일반적이다.

반면 투명비닐을 출입문에 단 '비닐커튼'에 대한 단속사항은 명확하지 않다. 비닐커튼은 '외기를 차단할 수 없는 출입문 또는 가설물'에 명확히 적용되지 않는 탓이다.

다만, 단속권한을 가진 자치단체장이 판단했을 때 '실제 열기를 차단할 수 있다면 보면 예외로 인정한다'는 정부의 해석이 고작이다. 따라서 비닐커튼을 설치했을 때 금지행위인지, 아닌지를 두고 이견의 소지가 충분하다.

이날도 얇은 비닐커튼을 친 매장에서 단속반 직원은 점주와 작은 실랑이를 벌였을 뿐 경고장 조차 발부하지 못했다.

특히 개문 난방 행위가 '단속반의 확인 뒤 5분간 이어져야 한다'는 조항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단속반원이 문을 열어 놓은 현장을 둘러보면 서둘러 닫기 일쑤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문 난방을 금지하는 사전홍보를 통해 상인들의 인식은 많이 개선된 상태"라며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을 연 채로 영업하는 행위에 대해 1회 적발시 경고장 발부, 이후 횟수별 1회 50만원, 2회 100만원, 3회 200만원, 4회 이상 300만원 등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