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각종 부정·비리·횡령 사건을 비롯해 전산사고와 고객정보 유출 등으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만큼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도 강화할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장들은 신년사와 취임사 등을 통해 올해 경영목표를 제시하면서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정·비리로 명예가 실추된 국민은행은 다른 어떤 은행보다 신뢰 회복이 절실한 입장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올바른 KB, 건강한 KB'를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마음을 얻으려면 고객만족(CS)과 성과관리체계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변해야 한다"며 "올해 영업점장이 직접 나서서 고객의 의견을 듣는 현장형 CS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호민관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고객 패널을 뽑아 상품, 영업관행, 서비스 등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의견이 채택된 패널은 경영진 회의에도 참여한다. 또 국민은행 임직원들은 시무식에서 '신 윤리경영 실천 선언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신 윤리경영 실천이란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업무추진을 통해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고객의 신뢰를 얻고, 공동성장 발전을 추구하는 윤리적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대형 전산사고로 신뢰에 흠집을 남겼다. 그렇다보니 올해부터 농협은행을 이끌게 된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최우선 목표도 신뢰 회복이다.
김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산사고라는 부끄러운 기억을 갖고 있는 만큼 절치부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새로 취임한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클린 IBK' 운동을 통해 그동안의 업무관행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권 행장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신년사에서 "잘못된 금융 관행, 어설픈 업무지식, 민원 발생에 대한 미흡한 대처 등은 고객에게 곧바로 상대평가를 받게 된다"며 "금융사고는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은행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수은은 신뢰받는 금융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모든 사업에 대해 영점 기준에서 타당성을 점검하고, 조직 단위별로도 낭비요인을 남김없이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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