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우리나라 업체는 물론 서구의 업체나 중국의 로컬업체 역시 중국의 백화점에 입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입점비와 수수료가 높으며, 이런 요건에 부합하더라도 각 백화점이 내세우고 있는 신용조사와 브랜드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매출이 낮아 백화점이 가져갈 수수료 몫이 줄어들면, 추가로 페널티를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많은 제조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문을 두드리다가 금새 포기하고 마는 것이 중국 내 백화점 입점이다. 하지만 한국상품의 중국진출에 새로운 물꼬가 열렸다.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까워 2년여의 준비를 걸쳐 중국시장 진출 플랫폼을 만들어냈습니다.” 정성저(鄭升哲) 중국 국제투자촉진회(www.iiaiia.org) 한국분회 회장은 7일 베이징 궈마오(國貿)에 있는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촉진을 위해 통관, 검사, 물류, 유통망에 이르는 원스톱서비스시스템을 완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투자촉진회는 중국의 해외투자, 해외의 중국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생긴 조직으로 현재 의장단 주석은 전임 전국정협 부주석이며 현 민혁중앙 상무부주석인 리우웨이(厲無畏)가 맡고 있다. 세계 각지에 분회가 설립돼 있으며 정성저회장은 한국분회의 회장이다. 그는 또한 촉진회의 상무이사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한중간의 교류를 확장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중에,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진출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있는 기술과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중국진출이 어렵다는 사실에 착안해, 한국중소기업들의 중국진출 플랫폼을 구상하기 시작했다”며 “2012년 가을부터 준비해온 플랫폼이 거의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중국진출에 있어서 가장 큰 난관은 현지 유통망 확보”라면서 “하나하나의 중소기업이라면 백화점 입점이 힘들겠지만 중소기업이 선단을 이뤄 입점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현지 백화점들을 접촉했으며 최근 큰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 회장은 "1차 사업으로 중국 신세계백화점 베이징 충원먼(崇文門)점에 1000㎡규모의 한국관을 만들기로 했고, 향후 중국 전역 47개의 신세계백화점 매장에 한국관을 차례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관에는 화장품, 식품, 의류, 완구, 건강식품, 가전제품 등 거의 모든 상품군이 구비되며, 중국인들에게 이 곳에 오면 거의 모든 품목의 한국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특히 한국관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신세계백화점이 정식 매대로 옮겨 팔게 되며, 매출실적이 좋다면 중국 전역 47개 점포에 직접입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중소기업으로서는 입점비 없이 백화점에 진출할 수 있게되며, 중국 전역 네트워크에도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는 셈이다.
또한 그는 지난해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 보세항구내에 한국상품전시관을 만들도록 제안했고, 칭다오 지방정부에서는 8000㎡규모의 전시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한국중소기업들은 이 상품전시관에 제품을 전시한 후 바이어가 요구하면 바로 해당상품만 통관시키게 된다. 정 회장은 "통관의 필수절차인 제품검사의 기간을 줄이기 위해 칭다오 보세항구에 제품검사시스템을 설치하도록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이번달 검사시스템이 공식 가동될 전망"이라며 "이같은 시설을 기반으로 칭다오에 중소기업단지 조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을 수입해 오는 각종 절차를 간소화시켰으며, 유통망에 대한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며 “진출이후 발생하는 문제들 역시 국제투자촉진회가 갖추고 있는 네트워크나 노하우를 이용해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현재 35개 점포를 지니고 있는 인타이(銀泰)백화점와의 협상이나 광명그룹(光明集团) 산하 식품전문 유통매장인 상하이제일식품(上海第一食品)과의 협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이 같은 플랫폼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획기적인 것이며, 중국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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