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회장은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해외현장이 잘 유지되고 있냐는 질문에 "일일이 해외공사 현장을 찾아가 부탁한 결과 다행히 공사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법정관리 개시결정 이후 해외공사 현장이 가장 많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발주처 관계자들을 만나 공사를 계속 수행해도 좋다는 확약을 받아내고 15일 귀국했다. 수주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해외공사는 계약 해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동안 김 회장과 쌍용건설이 해외 발주처를 상대로 쌓아온 신뢰가 계약 해지를 막은 것이다. 김 회장은 남은 해외수주 현장도 차례로 방문해 발주처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 초에도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에 해외 발주처의 불안감이 커지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파키스탄, 이라크, 적도기니, 인도 등 8개국의 18개 프로젝트 발주처에 일일이 연락해 계약해지 유예를 당부한 바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쌍용건설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하면서 김 회장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한 것도 그의 해외 네트워크와 영업력 없이는 쌍용건설의 조기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상황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1000억원대 세인트 레지스 호텔 등을 각각 수주했다. 그만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김 회장에 대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다만, 민간공사는 이처럼 김 회장의 네트워크로 풀어나갈 수 있지만 외국 정부와 공기업의 발주공사는 우리 정부당국의 지원 없이는 공사 중단을 막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쌍용건설이 맡고 있는 해외건설 프로젝트는 8개국 16개, 3조원 규모에 이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