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형평성 등을 감안해 연회비를 면제하는 대신 대고객 할인 이벤트나 무이자할부 등의 보상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의 보상책으로 정보유출 피해자들이 수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로 카드 해지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3사가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앞서 농협카드는 전체 가맹점의 개인회원 결제에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카드 측은 “많이 미흡하지만, 사죄의 마음을 담았다”며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농협카드의 모든 개인회원들은 전국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전국 하나로클럽에서 농협카드 결제시 특정 농산물에 대해 최대 30% 할인,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가맹점 청구할인, 캐시백, 사은품 증정 등의 이벤트도 마련하기로 했다. 행사내용은 농협카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추후 공지할 계획이다.
25~26일 주말 동안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던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무이자 할부 등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당초 보상책으로 300원의 결제승인문자알림서비스를 무료화한 데 이어 연회비 면제도 거론됐었다. 그러나 카드 3사는 연회비 면제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드사 연회비는 일반적으로 5000원(국내전용)~1만원(해외겸용) 선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연회비 면제는 신용카드 회원에게만 해당되고 체크카드 회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보다 많이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27일께 무이자할부 및 할인, 포인트 적립혜택 등을 담은 보상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국민카드의 경우 카드사 고객 뿐 아니라 국민은행 통장을 개설만 고객들의 정보도 유출돼 연회비 면제 보상은 더 큰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농협카드 역시 연회비 면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현재 마련된 보상책에 집중할 계획이며 연회비 면제는 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여론에 휩쓸려 연회비 면제를 카드로 꺼낼 경우 자칫 더 큰 비판을 받을 것이라는 부담도 한몫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비용문제보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며 “보상책이 미흡하다는 여론에 휩쓸려 연회비 면제를 보상책으로 내놓고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는 더 큰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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