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해 거래처를 꾸준히 다변화해 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에서는 SK C&C로부터 매입이 1년 새 최대 500% 가까이 늘어나기도 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13일 SK C&C가 금융감독원에 전일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2013년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총 9543억원으로 전년 1조450억원보다 8.68% 감소했다.
SK C&C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려 온 SK텔레콤만 같은 기간 4966억원에서 4089억원으로 18% 가까이 줄었다.
SK네트웍스와 SK건설, SK이노베이션도 이 기간 SK C&C로부터 매입이 각각 15.80%와 19.34%, 16.78%씩 감소했다.
SK C&C가 감사보고서에서 기타 계열사로 기재한 업체로부터 매출 역시 38%에 이르는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13년 SK C&C로부터 매입을 1년 만에 490% 이상 증가한 430억원으로 늘렸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776억원어치를 SK C&C에서 사들이기로 해 내부거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13년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각각 3조3798억원, 2조8729억원을 기록하면서 계열편입 이후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SK그룹 주력인 SK텔레콤뿐 아니라 SK그룹 전체 계열사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실적이다.
SK플래닛 및 SK브로드밴드, SK에너지는 2013년 SK C&C로부터 매입이 전년 대비 각각 44.20%, 13.15%, 10.57%씩 늘었다.
이처럼 일부 계열사에서 증가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내부거래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은 SK C&C 매출 가운데 절반 가까이 차지해 온 SK텔레콤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SK텔레콤이 SK C&C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2.85%로 전년 47.52% 대비 5%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SK C&C는 이같은 내부거래 감소에도 2013년 실적을 전년 대비 개선, 같은 해 영업이익이 2251억원으로 1년 만에 12% 넘게 증가했다.
이 회사가 같은 기간 해외에서 비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도 349억원에서 820억원으로 135% 가까이 늘었다.
미국과 중국으로 한정됐던 해외 매출이 2013년부터는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기타 지역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SK C&C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새로 계열편입돼 작년부터 통합전산망 구축 작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며 "이런 이유로 일회적인 내부거래 수요가 발생해 올해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뿐 아니라 유럽, 기타 아시아 지역으로 매출처를 확대하고 있어 내부거래 의존도는 꾸준히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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