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이행 촉구 기자회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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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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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신형 기자=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독회동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제1야당 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께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비롯해 정국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대표의 기초선거 관련 기자회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안철수입니다.

저는 오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이행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인들이 해 온 거짓말 정치, 가짜 정치는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를 불러 왔습니다.

저는 이처럼 잘못된 정치가 우리사회에 원칙과 기준을 무너뜨린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을 만들고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다른 분야에서 정의와 공정 역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무책임과 보신주의도 바로 잘못된 정치에서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그래서 정치지도자가 국민 앞에 공약으로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정치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취지도 바로 그런 것입니다.

정치인이 거짓공약과 약속을 내세웠다가 언제든지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린다면, 그것은 과거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만큼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큰 해악이 될 것입니다.

약속의 이행은 정치, 나아가서는 사회질서를 바로 세우는 기본입니다.

또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할 최우선 과제입니다. 4년 전 박 대통령의 미생지신(尾生之信) 논쟁이 생각납니다.

당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근혜 의원을 당지도부(정몽준 대표)에서 미생의 어리석음에 비유하며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미생은 진정성이 있고, 애인은 진정성이 없다.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지금 박 대통령께서는 미생의 죽음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4년 전 미생에 대한 입장이라면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해 입장표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대선에서의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은 원래 잘못된 것입니까? 아니면 정치적 실리차원에서 약속을 어기기로 한 것입니까? 아니면 지키고 싶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합니까?

이 중 어느 것입니까? 왜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침묵하고 계십니까? “여의도 문제는 여야 관계에 맡기고 관여하지 않는 게 대통령의 방침”이라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말은 정말 경우에 맞지 않는 말입니다.

만약 그런 논리라면 원래부터 공약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한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제1야당의 대표로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다시 한번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저는 제1야당 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께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비롯해 정국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할 것을 이 자리에서 제안드립니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합니다. 여당은 의회정치의 한 축입니다. 상대 당에 대한 기본적인 정치 도의는 지켜야 합니다.

내부의 반대와 엄청난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기초선거 무공천의 결단을 내린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에 “야당이 박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을 바라면서 반사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억지주장은 논리의 해괴함을 떠나 정말 청산해야 할 정치행태입니다.

새누리당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4월 재ㆍ보궐 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에 무공천을 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때 새누리당은 야당을 향해 “빨리 입법화에 나서자”고 요구까지 하였습니다.

그때 무공천의 정신과 의지는 지금 도대체 어디로 갔습니까? 불과 1년도 안 되어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정치, 이러고도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정부여당에 거듭 제안합니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합시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펴나갑시다. 그래서 함께 정치 불신과 정치냉소주의를 극복해 냅시다.

새정치의 노력에 흔쾌하게 동참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새정치민주연합의 예비후보 동지들에게 다시 한번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새정치이고, 새정치를 최고의 중심에 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정신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새정치의 일념으로 꿋꿋하게 나간다면 머지않아 국민 여러분께서 여러분들을 알아봐 주실 것입니다.

누가 새정치 후보이고 누가 낡은 정치 후보인지 누가 약속을 지키는 후보이고, 누가 안 지키는 후보인지를 가려주실 것입니다.

국민만을 믿고 국민의 바다로 들어갑시다. 반드시 돌파해 나갈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현장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새정치 후보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낡은 정치행태를 깨고 진정 국민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새정치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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