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최대의 조직폭력범죄 사건으로 꼽히는 류한(劉漢) 한룽(漢龍)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셴닝(咸寧)시 중급인민법원에서 개시됐다고 중국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중국의 신경보, 중국청년보 등 주요매체들은 이 소식을 1면 주요뉴스로 전해 세간의 관심을 반영했다.
류한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중국부호 명단에 재산 8억5500만 달러로 148위에 오른 거물급 인사로, 중국검찰은 경쟁관계에 있는 6명을 살해한 혐의 등 15개 죄목을 적용해 그를 지난달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특히 류한 일당의 근거지에서 수류탄, 총기와 총탄, 쇠구슬 등 상당량의 불법무기도 압수했다.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중국당국은 류한 일당이 소유한 자산의 전체규모가 400억 위안(6조82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류한은 1990년대 말 각종 범죄 혐의로 공안당국 추적을 받았지만, 2001년 한 '귀인'을 만난 이후 거침없는 성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귀인'과 알게 된 뒤 쓰촨성 지역의 정법(공안·법원·검찰 등)기관 유력인사들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됐고, 그러한 각종 연줄을 동원해 체포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검찰은 류한 사건과 관련, 류쉐쥔(劉學軍) 전 더양(德陽)시 공안국 형사경찰지대 정치위원, 뤼빈(呂斌) 전 더양시 공안국 장비재무처 처장, 류중웨이(劉忠偉) 스팡시 인민검찰원 부검찰장(부검사장) 등 쓰촨 지역 정법계통 간부 3명을 함께 기소했다. 류한은 '귀인'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2002년 '특수배경'을 가진 저우빈(周濱)의 프로젝트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중국언론들은 저우빈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홍콩 등 중화권 매체들은 이미 '귀인'이 바로 저우융캉(周永康) 전 서기며 저우빈이 그의 아들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때문에 사건 기소장에 저우융캉의 이름이 적시되느냐에 대해 관심이 몰렸지만, 일부 홍콩언론은 기소장에는 저우 전 서기와 저우빈 등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리사오핑(李少平) 최고인민법원 부원장과 주샤오칭(朱孝淸) 최고인민검찰원 부검찰장을 비롯해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 후베이, 쓰촨성의 공안과 선전 부서 고위 당국자 150여명이 이번 재판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또 법원 주변에는 수백명의 경찰이 동원돼 교통을 통제하고 구경꾼들과 민원인들의 접근을 막는 등 경계도 강화됐다.
이번 재판은 일주일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류한과 함께 기소된 35명에 대한 재판도 전날 7개 법정에서 시작됐으며 이번 사건 변호에 나선 변호인 수가 49명에 달한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