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박혁권, 갑자기 나타난 '김희애 남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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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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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박혁권 [사진제공=JT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밀회' 박혁권의 인기가 대단하다. 주연배우 김희애, 유아인의 관심을 능가할 정도. 특히 그의 인기는 '중2병'으로 통하기에 웃음을 자아낸다.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안판석)에서 박혁권은 서한음대 피아노과 교수 강준혁 역을 맡았다. 대외적으로는 멋쟁이 신사지만 아내 오혜원(김희애)에게는 천진난만한 속물, 떼쟁이 남편이다.

천재적 능력을 가진 선재(유아인)를 자신의 제자로 키우려 지극한 정성을 쏟는가 하면 혜원 앞에서는 한없이 투정을 부리는 남편 강준혁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중2병 교수'라는 귀여운 애칭까지 붙여줬다.

하지만 박혁권은 말 그대로 갑자기 나타난 '김희애의 남편'이 아니다. 오랜 시간, 차근차근 연기를 해오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영화 '시실리 2km'(2004)에서 박혁권은 조폭 임창정의 부하인 땡중 역할을 맡았다. '신 스틸러'로 웃음을 자아냈던 박혁권은 이후에도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영화 '차우'(2009)에서 그가 맡은 신형사는 엉뚱한 면이 많았다. 근엄한 표정의 강력계 형사 분위기를 풍기다가도 아무렇지 않게 라이터를 '슬쩍' 주머니의 넣는 모습은 실소를 짓게 했다. 기존 형사와는 다른 말끔한 옷차림 역시 눈길을 끌었다. 그가 표현한 캐릭터의 '의외성'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후에도 박혁권은 '혜화, 동', '의형제', '이층의 악당'(이하 2010)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갔고 연기력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11)에서 빛을 발했다. 천재 학자 정인지 역을 맡아 쟁쟁한 신 스틸러들과 함께 경쟁을 펼쳤음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JTBC '아내의 자격'(2012)에서 김희애와 한차례 연기 호흡을 맞춘 박혁권은 '밀회'에서 다시 김희애를 만났다. 당시 명진(최은경)의 남편이자 대형 로펌의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박혁권은 숨겨둔 내연녀와 아들이 있는 '나쁜 놈' 연기를 제대로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밀회'에서 한참 어린 자신의 제자와 만나는 오혜원(김희애)를 바라보는 강준혁으로 변신한 것.

'밀회'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박혁권의 출연이 몇몇 시청자에게는 갑작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박혁권은 갑자기 나타난 '떼쟁이 남편'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찬찬히 만들어진 '김희애의 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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