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제2롯데월드 유가족 사고현장 방문 제지 등 초동대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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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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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부 사망 20분 뒤에야 119 신고…왜?

롯데건설 측 관리인들이 8일 사고 현장 입구를 막고 유가족, 취재진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8일 또 안전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사망했지만 롯데건설 측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 측이 사고 발생 직후 119가 아닌 민간병원 구급차를 이용해 응급조치가 늦어졌으며, 유가족들에게 사고 현장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등 대처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최근 1년간 이 공사현장에서 2명의 근로자가 숨졌고 6명이 다치는 등 사고가 계속됐지만 위기대처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8분쯤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기계설비 협력업체 정도설비 소속 황씨(38)가 배관 점검을 하다 사망했다.

황씨는 냉각수 배관 기압테스트 중 이음새 부분이 터지면서 철제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사고 발생 직후인 8시20분쯤 현장에 있던 인부들은 자체 매뉴얼에 지정된 인근 S병원에 구급차를 요청했다. 이 병원에서 보낸 구급차는 8시40분 현장에 도착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평상시 10분 거리에 병원이 있었지만 출근 시간이라 시간이 조금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병원에 구급차를 요청한지 18분이 지난 8시38분에 다시 119에 신고했다. 119 구급대는 7분만인 8시45분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S병원 구급차가 황씨를 이송한 뒤였다. 송파경찰서에는 43분에 신고가 접수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장 산재병원으로 등록된 병원이라 내부지침에 따라 S병원에 먼저 신고했다”며 “매뉴얼에 따라 실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이혜훈 서울 시장 예비 후보에게는 사고현장을 보여주며 직접 브리핑까지 진행했지만, 유가족들은 사고현장에 출입하는 것을 통제해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고 직후 롯데건설 측은 사고 현장 입구를 10여명의 관리인들로 막아 세우며 유가족, 취재진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한 이혜훈 예비 후보에게는 길을 열었다.

이혜훈 예비후보가 김종식 현장주재 임원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나올때까지도 황씨의 아버지는 현장을 보지 못했다.

황씨의 아버지는 "내 아들이 사망한 곳을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입구를 막아선 관리인들과 실랑이를 벌였고 이후 몸싸움까지 오갔다.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할 수 있게 배려해 달라”고 요청하자 황씨의 아버지는 겨우 사고현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고 현장을 보고 나온 황씨의 아버지는 "사고현장 사진도 못찍게 막았다"며 "5월 임시개장을 위한 롯데건설 측의 무리한 공사 강행으로 아들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이혜훈 예비후보와 같이 현장에 들어간 사진기자에게는 촬영이 허용 됐지만 정작 유가족에게는 금지한 것이다.

경찰은 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필요시 사고 현장에 대한 2차 현장 감식도 진행하는 등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사고 당시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는 ‘우르릉 쾅’ 하는 굉음 소리가 들렸다. 굉음 소리는 20~30초 정도 이어졌으며 출근길에 바쁘게 이동 중이던 시민들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서 공사 현장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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