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정부의 '총체적 부실'…근본적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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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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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 속속 드러나

  • 후진국형 대참사…안전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허상

[(사진=이소현기자) 23일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문을 연 안산 단원고 임시 합동분향소에 단원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국화 제단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세월호 침몰을 둘러싼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총체적 부실시스템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통 구멍투성이인 정부의 무능과 총체적 부실에 국민들의 억장만 무너지는 등 후진국형 대참사는 안전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허상이 만천하에 들어난 꼴이됐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구조·수색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재난대응체계는 무능과 우왕좌왕 뿐이었다.

특히 ‘안정’을 중요시한다는 논리로 기존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변경했으나 세월호 침몰 후 안행부는 총괄 사령탑으로써의 재난대응체계에 엉망인 모습만 보여줬다.

해경 소속인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도 사고 상황 파악을 제때 하지 못했고 해경 구조대는 초기 대응에 허둥지둥하다 인명 손실만 끼웠다는 비난이 쏠리고 있다. 해경의 관제 능력과 근무 기강 해이 등 엄중 조사를 통한 제 역할론도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또 우리나라 선장의 행태와 선박 관리 부실 등이 사회 곳곳에 깊숙이 뿌리박히는 등 잘못된 관행과 책임의식 실종이 이러한 총체적 난국을 드러내면서 전반적인 국가안전시스템을 재점검할 때로 각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하물며 각 부처에 기능과 역할을 분산시킨 현재 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재난시스템이 실제 상황에서 안전관리와 선박 허가 등 여러 가지 관리 감독 부실도 총체적인 직무유기로 지목되고 있다.

아울러 일본에서 18년이나 운항해 폐선할 때가 다 된 세월호가 우리나라 여객선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을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로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정부가 지난 2009년 규제완화로 해운법을 고쳐 선박을 25년 사용한 뒤에도 매년 검사 시 5년 더 운항할 수 있도록 한 점을 꼽고 있다.

세월호는 2013년 개조로 복원력을 유지하면서 대폭 줄어든 화물 적재량에 2~3배의 화물을 실은 과적운행을 해왔다. 그러는 사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부실한 선박 운항은 관리·감독 기관들의 부실과 맞물려 커다란 참변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크다.

노후 선박에 대한 부품 등 정밀 관리와 안전점검이 중요하지만 관련 기관들의 안전점검은 요식행위에 불과한 점도 문제였다.

해상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도 선박 진입신고를 하지 않은 세월호를 그대로 방치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선박이 진입신고는 의무로 최대 벌금 300만원까지 처분되나 평소 진도 관제센터가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원과 승무원에 대한 소홀한 안전 훈련·교육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청해진해운은 선원 안전교육 연수비에 54만1000원만 사용한 채 접대비와 광고선전비로 무려 6060만원과 2억3000만원을 뿌린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 사고 발생 시점인 골든타임 놓친 정부의 총체적 부실은 정부의 재난대응체계에 대한 문제점으로 불거지고 있다. 중대본은 가장 기초적인 승선자 및 구조·사망·실종자 수를 집계하지 못해 오락가락 엉망이었다.

해수부와 해경도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을 적기에 하지 못하는 등 엇박자를 통한 혼선은 국민의 공분을 사게 했다.

안보와 재난대응까지 총괄토록 탄생했던 국가안보실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MB 정부 당시 해체 이후 박근혜 정부가 부활시켰지만 재난대응 담당직원이 행정관급 1명뿐, 정부의 재난 대응체계는 유명무실한 상황으로 간주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관계 부처가 6개 대응본부를 만들었지만 전문가가 전무했던 것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실종자 명단 앞에서 정부 관료가 사진을 촬영하는 도덕적 해이는 국민들의 불신과 절망에 불을 짚었다.

현재 청와대는 단계별 문제점을 철저히 규명해 잘못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지만 세월호 사망자의 원한을 잠재우긴 힘들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수 있고 내각 총사퇴 방안도 예상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은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국민의 안전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존 행안부를 안행부로 변경했다”며 “그러나 이번 세월호 침몰 후 안행부가 보여준 것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포기한 무능과 우왕좌왕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해양 현장의 전문성이 전무하다보니 전적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에 의존했다”면서 “말뿐인 안전 대책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구조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그 이후 이번에 드러난 부실 부분들에 대한 개선 및 수습 대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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