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경원 디큐브백화점 대표 "하반기 흑자 전환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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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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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서울 서남부상권이 새로운 유통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국철 1호선과 지하철 2·5호선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를 포함해 6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밀집해 있어 유통업계의 새로운 노른자위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로 세 돌째를 맞는 디큐브백화점은 이곳에서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백화점 본사에서 김경원 디큐브백화점 대표를 만났다.

대부분의 경직된 CEO(최고경영자)들과 달리 김 대표는 인터뷰 도중 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중간중간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다양한 비화를 귀띔해주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터뷰 내내 강조한 원칙인 '안사도 좋으니 그냥 놀러 오세요'가 그의 이 같은 성격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졌다.

◆ "그냥 백화점에 놀러 오세요"

"고 최인호 작가의 소설 '상도'에서 임상옥이 이런 말을 했죠. '이문을 남기는 것은 작은 장사고 사람을 남기는 것이 큰 장사'라고요. 저는 작은 장사도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김 대표는 '그냥 놀러 오세요'라는 원칙으로 찾는 이들에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매장 곳곳에 고객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놨어요. 시크릿 가든, 그룹 스터디 존 등은 구매하지 않아도 고객들에게 휴식 공간을 비리려주고 있습니다. 힐링이라는 말이 지겹긴 하지만 디큐브백화점이 치유의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실제로 디큐브백화점은 다른 백화점들과 달리 의자가 모든 구역에 배치돼 있었다. 분수·폭포 등 수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매출만 생각했다면 이곳을 전부 매장으로 구성했을 것이란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이같은 디큐브백화점의 운영 전략에는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의 의지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바로 '강서의 자존심'을 지역민들에게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처음 부임했을 때 회장에게 건물을 왜 비싸게 지었냐고 물어봤었죠. 그러자 하는 말이 '본인이 이곳에서 연탄을 팔아 돈을 벌었지만 지역에는 빚을 졌다'는 거예요. 무슨 의미냐 하면 원래 이곳에 대성연탄, 한국타이어 등 공장이 많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구로에 산다고 하면 열등감을 느낀다는 거죠. 그래서 지역민들이 우리도 이러한 건물이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거예요."

때문에 디큐브백화점, 쉐라톤호텔 등으로 구성된 디큐브시티는 투자비만 1조4000억원이 투입됐다. 대리석을 비롯해 모든 자제를 최고급만 사용했다. 개발에는 일본 롯폰기힐스를 만든 미국 저디와 일본 모리가 참여했다.

◆ 문화의 즐거움, 먹는 즐거음, 공간의 즐거움 추구

김경원 대표는 △문화의 즐거움 △먹는 즐거움 △공간의 즐거움 등 '3대 즐거움'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그는 우선 문화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무료 공연을 펼치고 있다. 디큐브백화점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유모차 콘서트가 그 중 하나다. 이름 그대로 아이가 유모차에 탄 채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는 디큐브아트센터를 이 백화점의 자랑거리로 꼽았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무료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아이다' 공연에 앞서 디즈니에서 실사를 나왔는데 아트센터를 보더니 이러더군요. 앱솔루트 베스트 인 더 월드(absolute best in the world, 세계에서 단연 최고). 아트센터는 관객석에서 무대 전체가 보이는 28m를 지키기 위해 각도를 세워서 지었죠. 음향에만 30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디큐브백화점은 아트센터를 만들기 위해 660억원을 투자했다. 연면적이 1만9800㎡에 달하는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 문화공간이다.

경쟁업체들과의 차별화를 먹거리에도 뒀다. 먹는 즐거움으로 고객의 발길을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보통 백화점의 경우 식음료의 매출 비중이 7~8% 수준인데 디큐브백화점은 30%에 달합니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온라인·모바일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외식입니다. 전국의 모든 유명 음식점을 유치해 맛집 최강자로 우뚝 서는 게 목표입니다."

그는 공간이 즐거워야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강조한다.

"처음 부임했을 때 매장을 익히는 데 꽤 애를 먹었어요. 보통 쇼핑몰 매장은 사각형 형태인데 디큐브백화점은 미로처럼 복잡했기 때문이죠. 두 달 반을 돌아다니고 나니 겨우 동서남북을 구분할 수 있겠더라구요."

이처럼 복잡한 매장 구성에는 고객들에게 공간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최근 새로 지은 일본의 백화점들을 보면 매장을 미로처럼 만들어 놓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에 의존하기 때문에 굳이 매장에 나올 이유가 없거든요. 매장이 너무 단순하면 사람들이 쉽게 실증을 느끼고 결국 발길을 끊게 됩니다. 때문에 한 번 와서는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매장을 구성해 궁금증을 줘야 합니다. 공간이 즐거워야 고객들이 찾기 때문입니다."

◆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어설 것"

김 대표는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완벽하게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매월 30%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정기세일 실적도 전년 대비 27%나 상승했어요. 고객들이 이제 디큐브백화점을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 있게 흑자 전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실 서울 서남부 상권에 쇼핑몰이 계속 들어 서는 것은 이곳 강서지역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역의 인구가 계속 늘고 있고 앞으로 개발할 여지도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주거의 중심지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이곳 상권이 머지 않아 중구과 강남과 함께 서울의 3대 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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