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인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 축하메시지를 통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런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며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부처님 오신날에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 행사가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사고로 인한 아픔과 상처를 국민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는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오랜 세월 동안 묵인하고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과 민관 유착, 공직사회의 문제 등을 바로잡고,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서 바르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래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부조리와 적폐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견고하지 못한 경기 회복세와 비정상적 제도·관행·문화,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 등을 언급하며 "우리한테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한마음이 돼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온 저력이 있다"며 "수많은 국난을 이겨내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불교는 우리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왔다.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에도 다시 한번 큰 역할을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청와대에서 김기춘 비서실장과 국정기획·민정·홍보·교육문화 수석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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