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00위안 짜리로 탑을 쌓으면 100m 높이, 일렬로 늘어놓으면 150km 길이" <홍콩 성도일보>
"지폐 개수기 16대로 현금 세다가 계수기 4대가 타버렸을 정도"<홍콩 명보>
최근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은 중국 국가에너지국 석탄사(司)의 웨이펑위안(魏鵬遠) 부사장의 자택에서 1억 위안(약 164억9400만원)의 현금다발이 발견된 것에 대한 중국 언론들의 묘사다.
과연 탐관오리들은 이 많은 현금다발을 어디에다가 숨겨 놓을까? 침대밑, 장롱 등에 돈뭉치를 감추는 부패관리들도 많지만 들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 연못 바닥, 논밭, 지붕 기와 밑, 화장실 등에 교묘하게 감추기도 한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2005년 부패혐의로 낙마한 리궈위(李國蔚) 전 장시(江西)성 간저우시 도로국장은 아예 특별히 주문 제작한 가스통 안에 현금 수백만 위안(수억 원)을 보관하다 발각됐다. 그는 별도로 280만 위안의 현금이 담긴 비밀 금고를 쓰레기 더미 아래에 숨겨놓기도 했다.
2006년 부패혐의로 낙마한 중국 광둥성 질병통제센터 뤄야오싱(羅耀星) 전 소장은 아예 호화저택을 하나 통째로 빌려 현금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쌓아놓고 현금을 보관했다.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건조제까지 동원했지만 결국 곰팡이가 쓸었다는 후문이다.
화장실도 탐관오리들이 애용하는 현금 은닉처 중 하나다. 보통 화장지 쓰레기 속에 비닐 등으로 잘 포장한 돈을 숨겨놓거나 환풍기에 숨기는 방식이다. 충칭시 우산(巫山)현 옌다빈(晏大彬) 전 교통국장은 종이상자에 939만 위안(약 15억 4000만원)을 종이상자에 담아 보관했으나 화장실에 물이 스며들면서 발각됐다.
중국 탐관오리들의 기상천외한 재물 은닉 방식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과거에는 '어복장검'(魚腹藏劍) 고사가 있었다면 현재에는 '어복장금'(魚腹藏金)이 있다"고 한탄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자객 전제가 오왕을 죽이려고 생선 뱃속에 칼을 숨겼던 고사(어복장검)를 빌려 현대의 중국 부패관리들이 검은돈을 감추기 위해 커다란 생선 뱃속을 비우고서 그 안에 고액권과 귀금속을 채워 냉동실에 넣어두는 기상천외한 방식을 쓰는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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