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 계엄령 선포 “평화와 안정 유지 위해 행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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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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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안전 위한 것, 쿠데타 아냐”

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쿠데타는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군부는 20일 새벽 군 TV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행동에 나섰다”며 “이는 쿠데타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당황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조치는 국민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은 평소대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평화질서관리센터(CAPO) 등 정부 치안유지 담당 기관의 기능 정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육군, 공군, 해군의 모든 장병은 원 근무지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

계엄령 선포 후 군은 수도 방콕 시내에 진입했는데 진입 과정에서 충돌은 없었다. 군은 친ㆍ반정부 시위대에 시위를 중단할 것을 명령하지는 않았지만 친ㆍ반정부 시위대 모두 계획했던 거리행진 시위를 취소했다.

군은 자체 방송국을 갖고 있는데 이날 수도 방콕에 있는 몇개의 민간 방송국에 진입했다. 계엄령 선포로 군은 전국의 치안질서 유지 권한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계엄령 선포는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군은 전쟁이나 폭동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에 독자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군부가 현 정부를 퇴진시키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라면 친정부 진영은 더 강하게 반발하고 이로 인해 태국 정국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이번 계엄령은 반(反)-친(親) 정부 시위 악화에 따른 유혈 사태를 방지하고 치안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앞서 프라윳 찬-오차 참모총장은 15일 새벽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당하자 이날 성명에서 “무고한 민간인에게 폭력과 전쟁 무기를 사용하는 이들을 비롯해 모든 집단에 경고한다”며 “폭력이 계속되면 평화와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해 군이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사태가 악화되면 군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며 “민간인이 다치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은 태국의 주요 정치 세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군은 지금까지 18번이나 쿠데타를 일으켰다.

태국에선 잉락 친나왓 당시 총리가 친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사면하기 위한 포괄적 사면법안을 추진한 것을 계기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지난해 10월말 본격화된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번 달 초 잉락 친나왓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권력남용 결정으로 실각했고 새 과도총리 임명 여부에 대한 친ㆍ반정부 진영 사이의 대립 등으로 정국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 사태 발생 이후 지금까지 28명이 사망하고 800명 가까이 부상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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