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황창규 KT 회장, 신사업 전략으로 경영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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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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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대한민국 융합형 기가(GiGA) 시대를 열겠다.”(지난 20일 황창규 KT 회장)

“3조 원을 투자해 본격적인 기가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지난해 6월 이석채 전 KT 회장)

약 1년이라는 시차는 있지만 현 회장과 전임 회장은 큰 맥락에서 유사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KT 경영진의 반응은 크게 달랐습니다. 황 회장의 비전에는 경영진이 무한 신뢰감을 나타냈지만, 당시 이 전 회장의 비전에 공감하는 경영진은 지금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의 경영 스타일이 비전에 대한 반응을 갈랐다는 것이 KT 경영진의 설명입니다. 한 KT 고위 임원은 “이 전 회장은 큰 비전만 제시하고 손을 놓아버리는 스타일이었다”며 “이에 반해 황 회장은 첫 지시부터 중간 과정을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황 회장의) 취임 기간은 비교적 짧지만 그동안 함께 일하면서 희망을 보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전임 CEO가 KT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망쳐 놓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KT 또는 KTF에서 몸담았다가 다시 돌아온 이들일수록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합니다. 한 임원은 “요새 KT 경영진치고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KT 경영진과 달리 일선 직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KT 광화문 사옥에서는 “회사가 이전과 달라졌다”며 “이제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푸념하는 직원들이 늘었습니다. 이들은 경영진의 생각과 달리 늘어난 업무 강도에 느슨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모습입니다.

광화문 사옥을 벗어나면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 KT를 떠난 8300여 명의 명예퇴직자들입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많은 수의 명예퇴직자들이 복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젊음을 바쳤던 KT에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황 회장은 꼼꼼한 경영 스타일로 경영진을 사로잡았지만 직원들과 옛 사우들은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황 회장이 제시한 글로벌 1등 달성을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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