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현대증권 CEO "힘든 곡선서 순위 정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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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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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쇼트트랙 순위도 뛰기 힘든 곡선에서 정해지잖아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53)은 젊다. 증권업계가 모두 어려운 이때 도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말한다. 윤 사장은 실제보다 10년 이상 어려 보일 만한 동안인데다, 대화 내내 새 아이디어가 넘쳤다.

현대그룹은 2013년 말 현대증권에 대해 매각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윤 사장은 얼굴에 조급함이 없다. 지치거나 피곤해 하기는커녕 여유가 넘쳤다. 아주경제는 26일 매각 이슈로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윤 사장을 만나 투자자와 업계가 궁금해 하는 점을 물었다.

◆"강성노조 걸림돌 옛말"

"강성노조가 매각에 걸림돌요? 1층에서 보셨죠. 이제 대자보 하나 없이 깨끗합니다. 노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합의점을 찾은 덕분이죠."

매각이 예고된 만큼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제때, 제값에 팔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윤 사장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윤 사장은 "늦어도 6월까지는 구조조정안이 나올 것"이라며 "급여 합리화를 비롯한 비용절감을 통해 적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지금껏 외부(현대그룹) 문제로 논란을 키우는 바람에 원칙적으로 대응(노조위원장 해고)했던 것"이라며 "현재는 노사가 공동선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17억원, 순이익 49억원으로 2013년까지 2년 연속 이어진 긴 적자에서 벗어났다. 수천억원에 이르렀던 예년 이익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지만,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현대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약 1000억원으로 예상한다. 내년부터는 경기 개선을 전제로 경영 정상화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점친다.

◆"마이 웨이가 답이죠"

"마이 웨이(My Way)가 답입니다. 날마다 바뀌는 매각 소식에 일희일비할 생각 없어요. 회사를 더 키워 후임자에게 넘겨주는 것이 현대증권 사장이 지금 해야 할 일입니다."

경쟁사와도 다른 길을 갈 생각이다. 현대증권은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렸다.

"가수 싸이도 우리말 노래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죠. 증권사도 선진국 상품을 흉내만 내서는 돈 못 벌어요. 토종 상품으로 승부해야죠."

이런 의지를 담아 내놓은 것이 현대증권 '에이블'(Able) 또는 '케이파이'(K-FI, Korea Financial Innovation) 시리즈다. 현대증권은 외국에서 잘나가는 회사를 쫓아 헛돈만 쏟아부을 생각이 없다. 가장 잘 아는 상품으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해외 비즈니스에서 핵심은 언어가 아닌 창의력"이라며 "우리만이 가진 우수성으로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것이 요지"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국내 본사뿐 아니라 해외법인도 연내 흑자전환을 예상한다. 케이파이 성과가 곧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다.

윤 사장이 사람을 뽑는 방법은 남다르다. 그는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주말이라도 먼저 연락해 만난다"며 "요즘 어떻게 돈을 버는지도 묻지만, 자연스럽게 얘기하다 보면 새 아이디어를 얻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계열사 지원 더 없을 것"

현대증권 주가가 최근 5년 새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부실 계열사 지원을 늘려 온 영향도 적지 않다.

현대그룹 계열사는 2013년 말부터 현재까지 현대증권에서 유상증자나 사채발행을 통해 약 1000억원을 가져갔다. 현대증권까지 위험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윤 사장은 이런 불안감을 일축했다. 그는 "현대그룹 및 채권단은 이미 계획대로 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를 개선하고 있다"며 "현대증권이 더 이상 우려를 키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자본시장에서 인수ㆍ협병(M&A)은 자연스러운 이슈"라며 "현대증권뿐 아니라 모든 증권사가 끊임없이 경쟁력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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