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정형돈, 평범해서 비범한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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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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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이 사회의 절대다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인 정형돈이 평범하디 평범한 캐릭터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외모와 몸매는 정형돈 특유의 평범함과 버무려져 비범함으로 재탄생했다.

2002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형돈은 '개그콘서트'의 코너 '도레미 트리오'에서 김인석, 이재훈과 함께 "아~하 그렇구나"를 부르거나 '봉숭아학당'에서 배 나온 갤러리 정으로 분해 "웨잇어 미닛(wait a minute)"을 외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만 해도 그저 재미있는 외모로 눈길을 끌었을 뿐 대중의 큰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2005년 MBC '무한도전'의 전신 '무모한 도전'에 등장했을 때에도 '캐릭터 없는 게 캐릭터'였다. 멤버들이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화려한 입담과 독특한 캐릭터로 가득한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은 재미있는 유행어나 특별한 웃음 코드가 없었다. 말수도 적었다. 하지만 의외의 한 방은 시청자의 배꼽을 잡게 했고 그 순간이 깊이 각인되는 힘이 있었다.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이 방학용 8주 기획이었지만 3년을 이어온 비결도 여기에 있다. 제대로 된 세트장 하나 없이 온통 흰색인 벽면과 바닥에서 정형돈은 데프콘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을 불러놓고는 짖궂은 질문을 하기 일쑤다.

아이돌을 무조건 칭찬하거나 띄워주기보다는 편하게 대하며 의외의 모습을 찾아냈다. 비스트 용준형은 정형돈과 경보 대결을 펼쳤고 B1A4 바로와 산들은 걸스데이의 'Something' 섹시 안무를 따라 췄다. 아이유는 한우 앞에서 '먹방'을 찍고 엠블랙은 머리로 징을 치는 등 망가지는 모습도 불사했다.

삼촌같이 푸근한 분위기의 정형돈은 아이돌의 '굴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직설적 농담은 기본, 뻔뻔한 요구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그동안 대중이 몰랐던 아이돌의 새로운 모습과 허당 매력을 찾아내며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어느새 MBC에브리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됐다.

6·4 지방선거에 앞서 진행된 '무한도전-선거특집'에서 정형돈의 평범함은 빛을 발했다. "이 사회의 다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그의 외침은 크게 울렸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온 그의 '평범함'이 비범한 날개를 달았다. '선거특집'에서 유재석이 차세대리더로 꼽혔지만 '평범한 정형돈'의 변화는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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