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건설업계가 층간∙배수 등 소음을 잡기 위한 설계 개발로 분주하다. 최근 흉악 범죄로까지 번지는 층간소음 문제를 잡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방편들을 만들어 예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10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자는 주택분양 시 54개의 공동주택 성능등급을 발급받아 입주자 모집공고 때 표시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입주자들이 1~4등급으로 매겨지는 층간소음 차단 성능 등 주택의 품질·성능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분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등급 분류는 녹색건축인증 등급기준에 따른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부터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할 생활소음의 최저기준을 담은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에 관한 규칙'을 입법예고해 시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비롯해 다양한 아파트 입주민의 분쟁을 조정하는 '우리가(家) 함께 행복지원센터'를 열고, 층간소음 관련 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도 향후 주택구매의 주요 평가요소가 될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바닥차음재∙완충재를 추가하거나 웟층에서 들리는 욕수, 배수 소리를 낮추는 설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은 자사가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기술로 최근 특허까지 획득했다. 충격완충 성능이 뛰어난 차음재를 개발해 거실과 주방에 표준(20㎜)보다 3배 두꺼운 60㎜의 바닥차음 단열재를 시공한다. 침실에는 표준보다 10㎜ 두꺼운 30㎜를 적용한다. 이 층간소음 저감설계는 다음 달 경기 광주시 역동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광주역'에서 첫 선을 보인다.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와 '당진 힐스테이트'에도 층간소음 절감기술이 적용됐다. 현대건설은 바닥 충격음 완화재의 두께를 30mm로 적용하고, 층상배관 설계를 통해 욕실 소음을 줄이도록 했다. 층상배관 설계는 해당 층의 바닥에 배수 배관을 시공해 욕수, 배수 소음을 줄여주는 층간소음 저감형 배관시스템이다. 아래층 가구의 천장에 배수 배관을 시공하는 기존 방식은 욕실 소음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혀 왔다.
요진건설산업의 '일산 요진 와시시티'와 현대산업개발의 '수원 아이파크시티3차'에도 법정기준보다 높은 30㎜ 완충재가 적용된다. 또 GS건설이 서울 역삼동 개나리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 자이'에는 욕실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층상이중배관을 설치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강동구 고덕동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욕실의 벽식 변기가 눈에 띈다. 벽식 변기는 변기와 연결된 배수 배관을 벽면의 수직방향으로 설치해 급 배수 시 발행하는 급수 배수소음을 저감시켜 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준공·입주 후 발생하는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워 고객 편의 및 마케팅 차원에서 설계 단계부터 층간소음 완화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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