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초대석] 김지만 쏘카 대표 “쏘카를 가장 성공한 공유경제 모델로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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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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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car-sharing) 쏘카(SOCAR) 김지만 대표[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198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전격 제트(Z) 작전’이 있었다. 당시 모래 먼지를 가르며 사막을 질주하던 날렵한 몸매의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의 인기는 남자 주인공 마이클을 압도했다. “키트 도와줘!”라고 외치면 어디서든 달려오던 똑똑한 자동차는 로망 그 자체였다. 드라마속의 키트처럼 필요할 때 달려와 줄 자동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드라마에서 주인공 마이클이 “키트 도와줘!”라고 외쳤다면 현실에서는 “쏘카 도와줘!”라고 외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

쏘카(SOCAR)는 언제 어디서나 내차처럼 이용 가능한 카셰어링(car-sharing) 서비스를 제공한다. 렌터카 사업에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공유경제’를 더했다. 쏘카는 사업시작 3년 만에 월 평균 이용률 1000% 이상을 달성해 국내를 대표하는 카셰어링 회사로 성장했다. 쏘카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공유경제의 모델로 만들고 싶다는 김지만 대표를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출장지에서 차를 두세 시간만 쓰고 싶은 직장인, 학교에 아이들 보내고 장보러가는 주부, 자동차 데이트로 분위기 잡고 싶은 대학생, 자동차 한 대로 여러 사람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공유가 가능한 사회, 쏘카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쏘카는 김 대표의 개인적인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한대뿐인 차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그도 비즈니스 업무로 차를 이용해야 했고 부인도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해 차가 필요했다. 잠깐 쓸 차량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차를 한 대 더 구입하기에는 비용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다 그의 눈에 렌터카 차고지에 주차된 1000여 대의 차량이 들어왔다. 그는 이처럼 주차공간에 ‘전시’ 돼있는 차량을 본인처럼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느꼈던 불편함이 곧 쏘카의 시작이 된 셈이다.

10분에 1050원. 쏘카는 분(分) 단위로 차량을 빌려 쓸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자신과 가까운 위치에 이용할 수 있는 쏘카 차량이 있으면 곧바로 PC, 모바일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최소 30분부터 10분단위로 예약 가능하며 필요한 시간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 당시 발급받은 회원카드를 차량 앞 유리에 부착된 단말기에 접촉하면 차량 문이 열린다. 예약한 시간 동안에는 회원카드 및 모바일앱 스마트키로 차량 문을 제어할 수 있다. 보험과 유류비용은 별도로 계산하지 않는다. 다만 주행거리 1km 당 190~200원의 운행비용이 추가될 뿐이다. 별도의 차량 배치 관리요원이 없어도 IT·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운용비를 절감, 회원들에게 더욱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쏘카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어요. 구글의 무인자동차가 상용화 논의를 앞두고 있고, 르노삼성도 무인자동차를 접목한 카셰어링 사업을 검토 중에 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카셰어링업계도 미국 드라마의 키트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죠.”
 

카셰어링(car-sharing) 쏘카(SOCAR) 김지만 대표[사진=남궁진웅 기자]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해외에서는 이미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세상에 없던 것을 알려야 하는 수준이었다. 최적의 장소로 제주도를 택했다. 한 해 동안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제주도는 렌터카 시장이 활성화 돼있다. 정 안되면 나중에 렌터카 사업으로라도 버티겠다는 심정으로 일단 시작했다.

“쏘카가 하루에 10대, 한 시간에 한 대씩 이용되는 초창기에는 주차장에 놔둔 차가 방전되기 일쑤였어요. 직원들이 일일이 나서 차 시동을 걸어주는 일부터 했어요. 초기에는 콜센터도 없어 주말에 당직을 서는 직원은 24시간 휴대폰을 붙들고 대기해야했죠.”

지금은 1000대 이상의 쏘카 차량이 전국을 누비며 다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7만명의 회원을 유치해 현재 누적 12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쏘카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공유경제 모델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큰 결정’도 고려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주차문제가 심각한 곳에 쏘카 주차장을 마련해 차량 공유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또 은퇴한 노부부의 집 앞 자투리땅을 이용해 주차장을 만들어 한 달 이용요금을 연금 형식으로 제공하고 이들이 차량까지 관리해 준다면 용돈벌이도 가능하게 만드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집에서 노는 차량을 필요한 사람에게 잠시 빌려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쏘카 앱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차를 공유하는 사람끼리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차안에서 들으면 좋은 음악을 추천하기도 하고, 차량 내부를 세차해 놓고 깨끗하게 이용하자고 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이동 수단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죠. 좀 더 발전한다면 차를 소유해야만 한다는 개념이 바뀌어 같이 나눠쓰자는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쏘카를 혁신의 선도 브랜드로 만드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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