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여야가 7·30 재·보선을 앞두고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공천 딜레마에 휩싸였다.
7일 새누리당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고사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전략공천 논란으로 각각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정부여당은 인물난, 제1야당은 계파 갈등에 시달리면서 재·보선 공천 덫에 걸린 모양새다.
당초 차기 대권 잠룡들의 향연장이 될 것으로 보였던 동작을 보궐선거가 공천 과정에서부터 여야의 발목을 옥죄자 각 당 내부에선 선거전략의 수정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여야 모두 공천 파동에 따른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동작을 선거전략을 ‘인물론’에서 ‘일꾼론’으로 선회했다. 차기 대선주자인 김 전 지사의 불출마 입장이 확고한 데다 플랜 B로 거론된 나경원 전 최고위원도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자 여당의 고정 레퍼토리인 ‘지역 일꾼론’을 앞세운 것이다.
다만 당 내부에선 나 전 최고위원의 출마를 위해 지도부가 ‘십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에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종로구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을 방문, 나 전 의원을 만나 출마 설득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나경원 카드가 무산될 경우 제3후보 찾기에 나설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깜짝 카드’로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로 노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인지도 낮은 후보를 공천할 경우 동작을 수성에 빨간불이 켜진다는 데 있다.
동작을은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의 지역구였다. 2000년 4·13 총선과 2004년 4·15 총선에선 당시 야권인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 내줬지만, 2008년 정 전 의원의 등판으로 내리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정 전 의원의 득표율은 54.40%(18대)와 50.80%(19대)에 달했다. 동작을 지역이 야권으로 넘어갈 경우 박근혜 정부 인사 참사 이후 촉발된 중도층의 이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도 이날 오전부터 기동민 전략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기 전 부시장의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은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의 난입으로 반쪽짜리 출정식이 되고 말았다.
특히 기동민 전략공천 작업을 두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측과 486그룹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촌극까지 빚어지면서 당 갈등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이에 두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고 전략공천 문제 등 당 수습 방안책을 논의했으나, 국면전환을 위한 묘수는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도 이날 동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정치가 슈퍼 갑이냐”면서 독자 노선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연합으로선 ‘야권연대’라는 고차 방정식까지 풀어야 할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은 ‘김문수·나경원’ 카드 무산으로 존재감 있는 인사를 찾기 어려워졌고, 새정치연합은 계파 프레임에 갇혔다”라며 “여야 모두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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