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업소득환류세제’ 이해득실 따지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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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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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정부가 제시한 ‘기업소득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의 윤곽이 하나씩 드러나는 가운데 재계도 이에 따른 이해득실 따지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28일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우리 그룹, 더 나아가 재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실무팀 구성에 착수했다. 다른 그룹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와 연계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경영상태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가 도입될 경우 이중과세 논란 등 문제가 많다며 제도 폐지 또는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존 사내유보금 과세와 달리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정부가 기업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제시한 카드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으나 정부가 시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시행된다는 전제 하에서 방안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기업소득환류세제의 골자는 기존 사내보유고가 아닌 미래 발생하는 당기순이익에서 적정 사용률, 즉 60~70%를 투자, 임금 증가, 배당으로 사용하면 과세를 제외한다.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 지난 정부가 단행한 법인세 인하율(3% 포인트) 내에서 과세 수준을 정한다는 것인데, 이는 바로 과세를 하지 않고 정부가 정한 여러 비율중 하나를 선택해 그에 맞게 적립금을 설정하고 2~3년후 적립금을 역시 투자, 임금 증가, 배당지원 등에 활용하지 않으면 그 때 가서 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 과세율은 10~15% 사이의 단일세율로 결정하되, 과세총액은 법인세 인하에 따른 감면 총량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측의 입장이다. 내년 시행되면 실제 과세 시기는 2017~2018년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제로’가 목표”라고 강조한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이는 앞으로의 협의 과정에서 정부의 안에 대해 ‘기업이 할 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이렇게 하겠으니 세율을 내려달라’는 것을 보여 달라는 뜻”이라며,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통해 정부는 직접 세금을 걷는 방식 대신 정부의 역할 일부를 기업에 맡기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의 투자금을 활용해 내수부양 정책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라는 것이다.

이렇다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가을로 예정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 확정 때까지 가시적인 내수부양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세율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시행될 경우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2조~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으로서는 되도록 세율과 부담액을 줄이면서, 내수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묘책를 제시해야 한다. 기업소득환류세제가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기존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로까지 확대돼 더 큰 과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소득환류세제의 가장 큰 이해관계에 놓인 대기업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76개 상장사(금융사·지주사 제외)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 중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48조5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은 65조9000억원, 현대차그룹은 42조8000억원으로 두 그룹의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108조7000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3.3%에 달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대한 재계 대응 방안의 기준은 역시 삼성과 현대차가 될 것”이라며, “두 그룹이 어떤 시각에서 접근하고 어떤 대응을 할 지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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